바다로 향한 門

作. 임오섭

〈안무의도>

바다의 노래를 들으며 태어나

바다를 보고 자라나

바다처럼 살다

끝내 그 바다의 품에 안겨 생을 마치던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생선비린내보다 더 짙게 배어들어 곰삭은 젓갈처럼 맛있게 익어가는 곳!

아득한 바다 저 멀리 섬과 섬으로 둥실 떠 있는 일본과 풀지 못할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역사의 아픔을 품은 벚꽃이 봄이면 눈꽃처럼 화르르 피어 파도와 함께 하얗게 부서져 흩날리던 그 곳!

진.해.항.구

그 바다의 품에 안겨 생을 마치던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이웃에게 바치는 사랑과 정성의 춤판이다.

1장. 하늘의 門

끝없는 삶을 이어가기 위해 새벽이면 바다로 떠나야하는 사람들!

아버지, 아들, 남편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목숨은 하늘에 맡기고 바다로 향한 저 문을 지나는 사람들의 무사와 안녕을 기원하는 사람들!

2장. 사랑의 門

날이 밝으면 바다로 떠나야 하는 男!

운명처럼 떠나보내야 하는 女!

떠나고 싶지 않지만 가야하는 사랑!

보내고 싶지 않지만 보내야 하는 사랑!

밤은 짧고 사랑은 길어

끝날 줄 모르는 애틋한 사랑!

벚꽃 잎 흩날리는 꽃길을 걷다.

3장. 바다로 향한 門

내 가족과 내 삶의 곤궁함을 벗어나기 위해 거친 바다를 향해 온 몸으로 노를 저어 바다로 떠나는 남자들.

땅 위에 남아 그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눈물을 감추고 환한 미소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여인들.

4장. 삶과 죽음의 門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바다!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며

갓난아이처럼 잠자던 삶의 바다!

하지만 어느 순간!

거센 폭풍과 산더미 같은 파도로 세상의 끝을 향해 휘몰아치는 죽음의 바다!

5장. 돌아오는 門

아득한 수평선 넘어 펄럭이는 만선의 깃발! 솟아오르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만선을 알리는 깃발,

만선을 알리는 노랫소리

돌아오는 사람과 기다리던 사람들의

만남!

환희!

잔치!

마을사람들의 잔치 밤이 새도록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