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그머' 정민아 "내게 가야금은 어쿠스틱 기타"

2014. 3. 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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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클럽서 노래한 첫 국악기 연주자

8일 학전 소극장서 콘서트

"고등학교때 '홍대의 록키드'

가야금 타지만 헤비메탈 좋아"

그의 음악을 들으니 '모던 가야그머(Gayagumer)'라는 별명이 이해가 된다. 그는 자신이 쓴 가사와 곡으로 가야금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유일한 가야금 싱어송라이터이다. 또한 서울 홍대 앞 라이브클럽에서 활동하는 최초의 국악기 연주자이다.

"제 노래는 처음부터 국악이었던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포크에 가깝고, 재즈나 보사노바 등 음악이 다양한 편입니다. 가야금을 연주하다 보니까 국악으로 분류되지만 저에게 가야금은 어쿠스틱 기타 같은 악기입니다."

그는 자신의 노래를 "퓨전국악도 월드뮤직도 아닌 그냥 '정민아의 음악'일 뿐"이라고 말했다. 25현 개량 가야금을 뜯으며 노래하는 '모던 가야그머' 정민아(35·사진)씨를 지난 주말 만났다. '가야그머'는 가야금 연주자이자 가수(싱어)인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그는 최근 4집 앨범 <사람의 순간>(소니뮤직)을 낸 데 이어 오는 8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그는 "새 앨범은 지난 2년간 경기도 안양, 전주, 원주, 부산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사색의 시간을 보낸 끝에 건져낸 자작곡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빛과 어둠, 찬란한 삶과 고통스런 삶의 양면성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가장 사람답게 반짝이는 순간을 발견하며 살아가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새 앨범에는 그가 아홉 살에 엄마의 손에 끌려간 안양 수리산 한증막의 추억을 담은 '서른세 살 엄마에게', 매매춘 여성의 아픔을 노래한 '부정한 여인', 설렘을 잃어버린 남녀의 사랑 이야기인 '사랑 노래', '가난한 아가씨' 등 사람의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 엿보인다. 또 이 사회의 약하고 소외된 삶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도 느껴진다.

국립국악고와 한양대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그는 2004년 집 근처인 경기도 안양의 인디클럽 오렌지폭스에서 처음 클럽무대에 데뷔를 했다. 자작곡 7곡을 들고 2005년 홍대 앞 로베르네 집이라는 작은 갤러리바로 진출한 뒤 바다비, 롤링스톤즈, 쌤, 빵 같은 홍대 클럽에서 인디뮤지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원래 국악고와 한양대를 다닐 때부터 홍대 클럽에서 놀았던 '록키드'였습니다. 헤비메탈을 좋아하고 헤드뱅잉도 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국악관현악단 오디션에서 번번이 낙방하면서 무대가 그리워지자 홍대가 생각난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래서 실용음악학원에서 화성학과 보컬, 드럼, 기타, 베이스,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그는 "고교 시절 원일 선생님께서 초기 멤버로 있었던 '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의 팬이었다"면서 "어어부를 따라다니면서 인디밴드의 마니아가 되었다"고 말했다.

2005년 홍대 데뷔 후 미니앨범 1장과 정규앨범 3장을 발표했다. 특히 1집 앨범 <상사몽>은 국악음반으로는 이례적으로 1만장이 넘게 팔렸으며, 노래 '무엇이 되어'가 중학교 2학년 음악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는 2008년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본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에서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하는 등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한때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전화상담원, 학습지 교사,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서울 광화문에서 카레주먹밥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그래서 바쁜 가수 활동에도 용산 피해자들이나 이랜드노조, 이주노동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거리에 서기도 한다. "앞으로도 '지금'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공감을 하죠. 지금 내 이야기, 현재의 우리 이야기를 가야금과 목소리로 들려주고 싶습니다."

오는 8일 콘서트에는 그의 정규 4집 음반 <사람의 순간>에 실린 전곡을 포함해 이전 1~3집 음반과 공연을 통해 선보인 곡들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02)703-6599.

글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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