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연내 출범, 포털+메신저 시너지 창출이 관건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가 합병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합병 형태는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법인의 명칭은 '다음카카오'이다.

다음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양사의 핵심 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을 구축,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세훈 대표는 "양사는 서로가 부족한 점을 각자의 강점으로 가지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과 수평적 기업문화 등 주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양사의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 통합법인은 모바일을 비롯 IT 전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법인은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카카오는 특히, 참여와 개방, 소통, 혁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화 등 주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어 통합 이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통합 법인의 직원수는 다음 약 2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이 합쳐져 약 3200 명이 될 전망이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선택한 것은 서로가 각기 부족한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기 때문이다. 다음은 모바일이 필요했고, 카카오는 안정적 수익 기반 및 인터넷 포털이 필요했다.

다음은 그간 모바일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유무선 메신저 마이피플을 출시하고 TV 광고 CF 등을 방영하는 등 노력을 지속 펼쳐왔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에 밀렸고 해외 시장에서는 라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드도 지난해 하반기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카카오의 경우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입자 성장세가 정체돼 있다. 주 수익원인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의 경우도 수백여개의 게임이 몰리면서 모바일 게임 업체의 ‘탈 카카오’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경쟁사인 네이버 ‘라인’이 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거액의 마케팅비를 들일 수 없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게 되면, 다음 입장에서는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모바일 시장 공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있다는 점과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의 힘을 활용,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결정으로 향후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와의 진검 승부도 관심거리 중 하나다.

네이버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라인이 최근 4억200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 향후 다음과 카카오가 시너지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다음 뉴스 서비스, 동영상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독자 앱스토어 출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다음과 카카오는 26일 오후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인수, 합병과 관련한 설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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