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소재 영화·드라마 콘텐츠가 증가 추세다. tvN서 방영해 인기를 끈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비롯해, 극장에서는 9년전 인기 웹툰 ‘해치치않아'가 영화로, 넷플릭스에서는 ‘좋아하면 울리는'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대중에게 다가섰다.

콘텐츠 업계는 국내 웹툰 사업 성장을 위해서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웹툰 서비스 만으로는 산업을 성장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K팝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것에 비해 수익은 낮았다며, OSMU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웹툰 소재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한장면. / 네이버웹툰 제공
웹툰 소재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한장면. / 네이버웹툰 제공
현재 웹툰 작품 OSMU에 적극적인 기업은 네이버웹툰이다. 회사는 ‘타인은 지옥이다', ‘천리마마트'. ‘마음의 소리', ‘해치지않아' 등 웹툰 기반 영화·드라마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는 넷플릭스 등 인터넷 영화 서비스(OTT) 경쟁 격화가 웹툰 OSMU 사업의 기회를 가져왔다고 평가한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에 따르면 회사는 웹툰 소재 할리우드 영화 제작도 진행 중이다.

김준구 대표는 2019년 9월 열린 간담회에서 "웹툰은 그 자체만으로도 비주얼 스토리텔링 콘텐츠다"며 "웹툰 자체 완결성도 뛰어나지만 영상 콘텐츠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원천 콘텐츠로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높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 OTT포럼 초대 회장을 맡은 성동규 중앙대학교 교수는 "한국은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을 제작하는 인프라와 이를 활용하는 시스템에 강점이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짧은 길이의 방송 콘텐츠(디지털 숏폼)는 OTT 플랫폼에 최적화됐다"라고 평가했다.

웹툰 소재 드라마 OTT서 인기, 투자 증가로 제작 토대 마련

넷플릭스는 지난해 2019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본 작품 10선을 공개했다. 1위는 조선시대 사극과 좀비물을 융합한 독점작 ‘킹덤'이었으며, 웹툰 원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은 8위를 차지했다.

웹툰 소재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 넷플릭스 제공
웹툰 소재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 넷플릭스 제공
영상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2019년 11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웹툰 소재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이 독점작 ‘아스달 연대기', ‘호텔 델루나' 등 대형 작품과 함께 회사 사업영역 확대·성장의 근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같은 달 넷플릭스는 CJ ENM, JTBC 국내 콘텐츠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웹툰 소재 영상 콘텐츠 작품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된 셈이다.

스튜디오N은 최근 스튜디오드래곤과 넷플릭스 독점작 ‘스위트홈’을 공동 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위트홈은 네이버웹툰 원작 스릴러 작품으로, 국내 최초 괴물(크리처) 소재 시리즈다. 원작 웹툰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웹툰은 네이버웹툰에서 5억회에 육박하는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스튜디오N은 웹툰·웹소설 원작 영상화를 진행하는 IP브릿지 기업이다. 2019년 웹툰 소재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와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선보였다. 스위트홈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응복 감독은 ‘미스터 션샤인’, ‘태양의 후예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감독이다. 고립된 공간 속 인간이 괴물이 되어가는 비극적 상황과 그 비극에 처한 인간들의 심리 변화, 그리고 괴물들과의 박진감 넘치는 사투 역시 이응복 감독만의 색깔로 풀어갈 예정이다.

드라마로 제작될 웹툰 ‘스위트홈'. / 스튜디오N 제공
드라마로 제작될 웹툰 ‘스위트홈'. / 스튜디오N 제공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레진스튜디오의 지분을 취득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국외 시장을 겨냥해 웹툰 기반 영상 콘텐츠와 오리지널 작품 제작이 목적이다.

레진스튜디오는 영화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와 뉴에서 ‘마녀’, ‘밀정’ 등 다수의 한국영화 투자를 담당했던 변승민 대표가 설립한 투자제작사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웹툰과 영상 콘텐츠 협업으로 저변확대 등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웹툰 플랫폼 버프툰을 운영하는 엔씨소프트도 웹툰 기반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 움직였다. 엔씨는 지난해 11월, SBS콘텐츠허브와 웹툰·드라마 IP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버프툰 웹툰과 SBS 드라마 제휴로 새로운 IP가 탄생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민보영 엔씨소프트 퍼블리싱2 센터장 상무는 "웹툰이 미디어 간 경계를 넘나들며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웹툰 산업 발전 거들어

웹툰 산업 발전에 정부도 움직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19년 10월, ‘만화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문체부 계획서에 따라 경기도와 함께 부천시 영상문화산업단지에 2022년까지 ‘웹툰융합센터’를 구축한다. 센터에는 작가 2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창작공간과 40개 기업 입주실, 교육 공간으로 구성된다. 센터 인근에는 850세대 규모 ‘예술인 임대주택(LH)’이 함께 건립된다.

지역별 창작·교육 기반 시설도 확충한다. 지역 내에서 인력 양성, 창작‧교류, 전시, 사업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재 광역 시도에 조성되어 있는 웹툰캠퍼스 6개소와 기초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웹툰창작체험관 37개소를 2023년까지 각 15개소, 50개소로 늘린다.

문체부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등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해 만화‧웹툰 분야의 신기술 융합 연구와 콘텐츠 개발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활용한 만화‧웹툰 개발을 지원해 만화 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협력해 중소 웹툰 플랫폼의 국외 시장 진출도 돕는다. 서버 구축, 번역, 마케팅 등 전 단계별로 맞춤 지원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