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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인 해외수난, 외교부는 왜 매번 뒷북인가

입력 : 
2020-02-26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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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환자가 국내에서 급증하자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한국인을 격리 조치하는 나라가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다. 홍콩은 25일부터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 입경을 금지하겠다고 24일 발표했다. 홍콩이 입경을 금지한 나라는 중국 외에 한국이 처음이다. 대만도 25일부터 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여행객을 14일 동안 격리할 것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이제 한국인에게 공식적으로 입국 금지나 격리, 검역 강화 등의 조치를 적용하는 나라·지역이 20곳에 이를 정도다.

아무런 예고 없이 입국 금지나 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바람에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황망하게 고통을 겪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는 23일 신혼여행을 위해 이곳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34명을 공항에서 7시간가량 대기하도록 한 뒤 여권을 압수하고 임시보호소에 격리했다. 이스라엘도 22일 텔아비브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자국민 11명만 내리게 하고 한국인 177명은 그대로 돌려보내는 등 우리 국민의 입국을 원천 봉쇄했다.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한국인 관광객 1000여 명도 전세기 편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베트남 다낭시와 중국 웨이하이에서도 24일 입국한 한국인들이 도착 직후 곧바로 격리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베트남·모리셔스 등에 엄중 항의했다고 하지만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중국 우한 총영사가 지난해 11월부터 공석이었음에도 외교부는 3개월 만인 최근에야 후임자를 내보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이 지역의 총영사를 임명하는 일도 이처럼 늑장 처리할 정도이니 다른 일은 말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매번 외교 우선순위를 잘못 선정하거나 늑장 대응하다가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국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다 선제적인 외교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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