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직원 내보낸 ‘나홀로’ 자영업자 급증 원인 직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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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는 자영업자가 지난달 138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 명이나 줄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에 28만1000명 감소한 이후 21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2018∼2019년 2년간 30% 가까이 급등한 최저임금과 전반적으로 높아진 인건비 영향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수가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달 고용통계에서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는 코로나19의 피해가 임시·일용직 같은 고용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1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임시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50만1000명이나 줄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고, 일용직도 15만2000명이나 줄었다. 특이하게도 취업자가 증가한 부문도 있었는데 바로 ‘나 홀로’ 자영업자다. 11만8000명 늘어났다. 직원을 모두 내보냈거나 처음부터 뽑지 않아 사장 혼자 있는 경우다.

조그만 동네 분식집에도 한두 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주문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경기뿐만 아니라 산업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해의 경우 자영업자는 560만5600명으로 전년보다 3만2000명 감소했는데, 특히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11만3000명이나 줄었다.

경기가 매우 좋지 않을 때 일자리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비취업자들을 실업급여, 기초생활자금 등 사회안전망으로 온전히 커버할 수 없다면 임금이 다소 낮더라도 일자리를 최대한 보전해주는 방향으로 고용 대책을 가져가야 한다. 코로나19가 경제 산업 분야의 많은 것을 바꿀 것이라고 한다. 최저임금을 비롯한 고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부 정책들도 코로나 이전에 만들어진 것들을 재검토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나홀로’ 자영업자#고용통계#경제활동인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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