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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무형문화재 2호 유영애 명창】소리공부하던 장수에 둥지 틀고 후진양성

세계에 국악 알리기 공헌…완창 발표회만 40여회 / 번암에 판소리전수관 짓고 郡 홍보대사 역할 톡톡

▲ 유영애 명창의 공연 모습.
장수군 번암면 죽산리 대성방마을에서 판소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후진양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국악인이 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 유영애 명창(65·여)이 주인공.

 

번암면 동화댐 근처에서 소리공부를 하다 장수의 풍경에 빠져 지난 2002년 대성방마을에 터를 잡았다. 유영애 명창은 이곳에 '유영애 판소리 전수관'을 짓고 11년째 운영하고 있다.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난 그는 13세때 우연히 여성국극을 구경한 뒤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목포에서 활동하고 있던 김상룡 선생에게 판소리를 사사했다. 이후 성우향 선생에게 '춘향가'를, 한농선 선생에게는 '흥보가'를, 조상현 선생에게 '심청가'를 사사했다.

 

그의 소리는 목이 실하고 소리가 구성지며 여성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하성, 특히 하성의 배음인 중화성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984년부터 (사)판소리보존회 이사로 활동하며 독일 퀼른대·뮌헨대 초청 유럽 순회공연, 국악선교회 주관 미주 순회공연, 스위스·벨기에·프랑스·이탈리아·일본·홍콩·헝가리·중국·호주공연 등을 통해 우리 음악의 세계화에 공헌했다. 판소리 완창 발표회만 무려 40여회를 넘게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2년부터는 유영애 판소리 전수관에서 '산자락 국악한마당 공연'을 8회째 개최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논개판소리 전국경연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전남대 국악과와 영남대 대학원, 남원정보국악고 등에 출강하며 후진양성에 힘써왔던 그는 현재 남원국립민속국악원의 90여명의 단원들을 이끄는 총예술감독으로, 우석대 대학원 강사로, 전국의 각종 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과 심사위원장은 물론 공연까지 펼치며 국악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전수관에는 국악인과 전수생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연간 수천명이 드나들고 있어 장수군의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가 명창이 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갓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인 8세에 학교도 빼먹을 정도로 판소리에 빠져들었고, 대쪽같던 부친으로부터 불호령을 들어야 했다.

 

자나깨나 판소리를 잊지 못하던 그는 마침내 가출을 결정했다. 당시 나이 13세였다. 언니가 살고 있는 광주를 거쳐, 외삼촌이 계시는 서울로 향했다. 서울역에서 3일을 방황하다가 신촌에서 병원을 하시는 외삼촌 집을 찾아가 병원 일을 돕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부친에게 붙들려 장흥으로 내려갔다. 그는 울며불며 가족들을 설득하기에 나섰고, 소리공부만 하게해 달라는 그의 간곡한 부탁에 부친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

 

그는 "제2의 고향인 장수에서 남은 여생을 봉사하며 살고 싶다"면서 "전통음악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을 실천해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장수에 정착한 게 아니다"며 "장수를 국악의 성지로 만들어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기력이 남아 있는 한 '산자락 국악한마당 공연'을 개최하고 싶다"는 그는 "전수관 앞 대나무 숲에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 무대를 설치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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