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job 솔루션] 사회적기업, 지역사회를 깨우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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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12   |  발행일 2014-07-12 제13면   |  수정 2014-07-12
취약계층 지원·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기업, 고전적 의제 탈피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 접목…새 부가가치 창출 역량 발휘를
[잡 job 솔루션] 사회적기업, 지역사회를 깨우는 울림
최현주 <대구고용센터 지역협력과장>


지역의 청년 심리상담사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비싼 심리상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도 70% 정도 할인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하고, 카페라는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정신과에 다니는 듯한 심리적 거부감을 없애고 편한 마음으로 심리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토닥토닥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이들은 마음이 병들고 아프지만 가격과 심리적 저항 때문에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 대학생들에게 진로와 취업에 대한 전문 멘토링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문제 전문가를 초빙하여 우리지역 청년들이 지역의 여러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멘토 스쿨’을 추진한다고 한다. 취업이 가장 중요한 사회 이슈로 지목되고 있으나 취업경쟁에만 내몰릴 뿐 누구도 청년들의 마음을 돌보아주지 않는 냉엄한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참으로 박수칠 만한 일이다.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지역 청년·대학생들을 위한 조언자가 되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도움 받을 곳이 없다’ ‘우리의 입장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와 같은 멘토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적절한 도움이 필요한 대학생들에게는 앞으로 남은 수십 년 이상의 삶을 고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예천에는 귀농한 청년들이 FTA에 따른 지역농업·농가의 위기와 ‘총성 없는 종자전쟁’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채종사업을 중심으로, 기존 관행농업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약간의 기술을 습득하면 좋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도록 하는 ‘희망씨앗 프로젝트’라는 사회적기업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또, 청도의 수몰(水沒)마을에 비수도권 유일의 코미디 전용극장이라는 창의적인 콘텐츠를 활용하여 ‘꿈은 있지만 돈은 없는’ 개그맨 지망생들에게 설 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낚시꾼들만 찾던 육지 속 섬마을에 연간 15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게 하여 지역 주민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성수월 마을’ 사례도 자랑할 만하다.

누가 들어도 흐뭇한 사례들이다. 이제 사회적기업을 ‘취약계층 지원’ 혹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고전적인 의제에서 벗어나 바라볼 시점이 왔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또 그 새로운 부가가치를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셜 벤처’ 형태의 사회적기업 모델이 지역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역의 여러 사회적기업이 SK 행복나눔재단, 동그라미재단 등 전국 단위에서 실시하는 경진대회, 콘테스트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수도권 일변도의 수상 기조가 대구·경북 사례로 인해 양과 질 면에서 다양해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옆에서도 좀 도와주어야 한다. 대학에서는 지역 청년들이 창의성에 기반하여 청년 주도형 사회적기업 모델을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 왔고, 기업들도 사회적기업을 돕는 일이 가장 큰 사회공헌활동임을 인식해야 할 시기다.

은행은 사회적 금융을 통한 소셜 임팩트 투자를 고민해야 할 것이며, 관련 전문가들도 사회적기업들이 보다 수월하게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호의를 가지고 도와주어야 한다. 창의성과 선량한 의도를 가진 사회적기업들이 아름다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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