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의협 집행부가 병의협 주신구 회장은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자율적 회무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병의협이 의협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병의협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지금의 의협 집행부는 비판을 비난으로 매도하고,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과 집단을 억압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의협은 망국의 역사를 답습할 게 자명하다. 본 회는 무너져가는 의료계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의협의 억압에 끝까지 저항할 것이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올바른 의협 조직을 만들기 위한 소명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의협은 “본 회는 정관상 의협의 공식 직역협의회로서 지금까지 나름의 역할을 다하며 조직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현 의협 집행부 출범 초기에는 간담회도 가지면서 의협 집행부의 회무에 지지도 보냈고, 의협에서 주도하는 집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하나 된 의료계의 목소리를 내기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협 집행부가 보여준 회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면서 “문재인 케어 저지 하나만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던 현 집행부는 지금도 문재인 케어 저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문재인 케어의 최대 협조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 의협 집행부는 압도적인 회원들이 반대하는 커뮤니티 케어 및 방문진료 사업에 적극 참여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면서 “그리고 분석심사를 저지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안이하게 대처해 결국 선도사업까지 진행되게 만들었고 한방과의 일원화를 밀실에서 추진하다가 발각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의약분업 사태의 원흉이자 대한민국 의료를 사회주의화 시킨 핵심 인물인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거론하는 기막힌 행태까지 보였다”면서 “이에 본 회는 의협의 공식 직역협의회 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부터 현 집행부가 늦게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협이 병의협의 직언을 수용하기는커녕 근거 없는 비난으로 매도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식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다는 게 병의협의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불법적인 사전 검열을 자행하면서 공식 직역협의회의 자율적 회무도 침해하려 했다는 것.

병의협은 “지난 달 30일 본 회로 직접 전달돼야 할 등기 우편물을 의협에서 봉투를 개봉해 사전 검열하는 불법적인 행태가 자행됐다”면서 “3일전 도착한 등기 우편물을 대리 수령하고도 알려 주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내용물을 뜯은 채로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본 회는 해당 행위를 한 의협 직원을 우편법 위반 및 비밀침해죄로 경찰에 고발했다”면서 “이러한 불법적인 행태가 과연 누구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고, 의협 고위층 누가 어느 선까지 개입됐는지를 명백하게 밝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