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하늘, 정전-침수 줄이어… 잠수교-동부간선로 통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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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300mm 집중호우 피해 속출

물에 잠긴 공원… 뒤집힌 車 5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중랑천이 범람하면서 서울 동대문구 
장안교 인근 둔치 공원에 있던 천막과 안내소 등이 대부분 물에 잠겼다(맨위쪽 사진). 또 이날 강원 정선군 남면 광덕리에서 
119대원들이 하천에 추락한 승용차를 확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승용차에 탔던 주민 4명은 실종됐다(맨아래쪽 사진).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정선=뉴시스
물에 잠긴 공원… 뒤집힌 車 5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중랑천이 범람하면서 서울 동대문구 장안교 인근 둔치 공원에 있던 천막과 안내소 등이 대부분 물에 잠겼다(맨위쪽 사진). 또 이날 강원 정선군 남면 광덕리에서 119대원들이 하천에 추락한 승용차를 확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승용차에 탔던 주민 4명은 실종됐다(맨아래쪽 사진).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정선=뉴시스
열흘이 넘게 이어진 ‘마른장마’ 끝에 본격적인 장맛비가 내리면서 전국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경기 가평군 320mm, 의정부시 247mm, 강원 춘천시 298mm 등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장맛비는 7일부터 점차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말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침수 붕괴 정전에 도로 곳곳 통제

강원과 경기 지역에서는 침수와 붕괴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낮 12시 반경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 인근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면 383km 지점에서 15t가량의 토사가 유출됐다. 이 사고로 춘천 방면 2차로 중 1개 차로가 부분 통제됐다. 강원 평창군 대화면 상안미리 지방도 424호선에서는 토사 20t이 유실돼 응급 복구됐고,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지방도 418호선에는 지반 약화로 40t의 낙석이 발생했다. 설악산국립공원 내 탐방로가 전면 통제됐으며 원주∼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2편도 결항됐다. 경기 양주시 백석읍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인근 주택 2채를 덮쳤고 이재민 5명이 발생했다.

한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서울 동부간선도로 일부 구간(성동교∼녹천교)과 잠수교, 청계천 등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이날 오후 잠수교 수위는 차량 통제 수위(6.2m)를 훌쩍 넘긴 7.2m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퇴근길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아파트에선 2000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나흘 전 침수 피해가 났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옛 중앙도서관은 이날 또다시 물이 새는 사고가 났다.

○ 북한 댐 방류 가능성에 임진강 일대 긴장


북한이 이례적으로 임진강 상류의 황감댐 수위를 만수위(114m)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폭우로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무단 방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으로 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관 기관과 철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과거처럼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기습 방류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다만 북한이 무단 방류를 해도 이를 수공(水攻)으로 볼 만한 구체적인 근거가 없어 군사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42.3km 떨어진 임진강 본류에 있다. 총저수량은 3억5000만 t에 이른다. 황강댐에서 기습 방류할 경우 임진강 하류인 경기 연천군 일대에서 낚시를 하는 주민들이나 어민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과 연천군은 비상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은 군남댐∼임진교∼장남교 15곳에서 경고 방송을 하며 하천 주변 주민과 어민 등의 대피를 유도했다.

○ 6일이 고비, 주말에는 태풍 영향권


북한강 수계 댐들은 수문을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5일 오후 5시 현재 춘천댐과 의암댐은 각각 초당 1705t과 3527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팔당댐과 청평댐도 각각 초당 1만555t, 7248t의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기상청은 6일까지 중부지방에 30∼80mm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곳에 따라 최대 120mm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남부지방에는 10∼40mm, 제주도 산간에는 5∼20mm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비는 7일 낮부터 점차 잦아들기 시작해 밤에는 모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1호 태풍인 ‘네파탁’이 일요일인 10일 오후 제주 남서쪽 먼바다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제주와 남부지방에는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네파탁이 10일부터 소형 태풍으로 약화되면서 남해안을 지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방향을 바꿔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도 있다. 네파탁은 태평양 서북부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유명한 전사의 이름이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손효주·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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