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시장 파워블로거 초청해 '희망씨앗' 다양화 시도
[ 뉴스1 제공](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취임 100일째를 맞아 파워 블로거들을 서소문 시청사로 초청해 의견을 나눴다.(사진제공=서울시) News1 |
취임 100일을 맞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중점정책 '100개의 희망씨앗'이 더욱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박 시장은 3일 시청 간담회장에서 희망씨앗 정책의 활성화를 위해 파워 블로거들의 의견을 듣는 '블로거 생생토크'를 열어 다양한 아이디어에 귀기울였다.
30여명의 블로거와 함께한 대화의 장에는 박 시장이 미처 생각지 못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찰리(charlie)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김태원씨는 "쌀, 계란, 우유 등 기초식품의 가격이 비싼데 국가에서 하는 일이지만 서울시도 큰 도시이니 자체적으로 잉여생산물을 수급해서 필요할 때 사회로 공급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상급식이나 차상위계층을 돕는데 활용함은 물론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씨는 이어 "기초식품들의 유통기한이 길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유제품은 치즈로, 고기는 통조림으로 만들어 유통하고 있다"며 "제조업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고 노인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게 배급하기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미처 챙겨보지 못한 부분"이라며 "농산물유통공사에서 유통되고 남은 부분을 푸드뱅크에 넘기거나 사회취약계층에게 도움 줄 수 있는 방안을 한번 만들어보라"며 즉시 관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고 밝힌 김정수(20)씨는 "희망씨앗 중 버스의 어두운 내부조명을 밝은 LED로 교체한다고 들었는데 기사들의 안전운전에 방해되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차안이 밝으면 기사가 힘들 수 있다는 생각까지는 해보지 못했다"며 "너무 좋은 지적사항을 냈는데 서울시 공무원으로 탐난다"고 진심어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날카로운 지적으로 박 시장은 물론 행사에 참여하던 시청 관계자 모두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길포토'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윤여길씨는 "에너지 절약 때문에 저희 사무실은 너무 추워 직원들이 '남극의 눈물을 찍는다'고 말할 정도인데 이곳은 들어오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겉옷을 벗고 있어서 놀랐다"며 "현재 온도는 몇도인지 궁금하다"고 타박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시청은 영상18도를 유지하게 돼 있는 것으로 안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오신다고 더 틀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하긴 했으나 순간후끈했던 회담장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일부 블로거들은 시정과는 거리가 있는 박 시장의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왜 퇴근시간에 간담회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내가 원래 일벌레이지만 요즘은 9시 이전에퇴근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하자 청중들은 "9시"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경빈마마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고양시민은 "천만인의 시장이 된지 100일 됐는데 지금의 모습을 보니 돌잔치 하는 날에는 할아버지가 돼 있을 것 같다"며 "힘들겠지만 서울이 잘되면 다른 시도도 잘 될 것이니 위로와 격려, 응원을 드린다"고 말해 참석자들로 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러시아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손요한씨는 "자제분의 병역문제가 계속 이슈화되고 있는데 한 번 속 시원히 답해보라"며민감한 부분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에 "고위공직자인 나는 괜찮지만 내 아이들의 사생활까지 노출되고 현상금이 걸리는 이 대한민국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이런 것을 용납해서야 되겠느냐"고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블로거들은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으로 시정 전반에 대한 질문과 정책제안을 이어갔다.
이들은 ▲오세훈 전 시장의 사업 중 중단된 것들의 처리방안 ▲반값등록금과 더불어 시행할 교육복지정책의 내용 ▲복잡한 국공립어린이집의 입소절차 ▲지속가능한 청년사업의 구상안 ▲노숙인에 대한 서울역 대합실의 개방문제 ▲인천시·경기도와의 정책공조 ▲문화향유 기회의 다양화 ▲서울시 산하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서울시의 다양한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블로거들은 토론회를 마치며 취임100일을 축하하는 케익을 준비해 축하했고 박 시장은 이에 "100일이 돼서야 모신 것이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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