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核반출로 진정성 보여야 제재 완화도 시작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5일 00시 00분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3일 대북 제재와 관련해 “시간을 두고 완화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매우 엄격하고 강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 조치를 보일 때만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더는 ‘최대의 압박’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다”고 밝힌 이후 대북 제재 해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발언들이다.

미국의 대북 정책 캐치프레이즈인 ‘최대의 압박’이란 용어를 거둬들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성급한 제재 해제로 과거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참모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조만간 대북 제재가 해제될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존 대북 제재에 대해선 “비핵화 이행 때까지는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비핵화 완료 이전엔 대북 제재 해제가 없다던 기존 입장에선 일정 부분 후퇴한 발언인 것도 사실이다. 커들로 위원장도 ‘시간을 두고 완화될지 모르지만’이라고 비핵화 완료 전 단계적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매티스 장관은 제재 완화의 전제조건으로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조치’를 내세웠다. 가시적이고 분명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된다면 단계적 제재 완화 같은 보상 조치가 제공될 수 있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의 일괄 이행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이 매우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며, 그 시작도 단순한 약속이 아닌 과감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완성된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기 해외 반출 같은 중대한 초기 조치를 요구하는 이유다. 그래야만 비핵화 의지를 믿고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도, 제재 완화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북한은 비핵화를 한꺼번에 이루는 게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유엔 대북결의는 물론 세계 각국의 독자적 조치까지 촘촘하게 짜인 대북 제재를 한꺼번에 해제하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북한이 신속히 핵 폐기 실행에 나서 진정성을 보여야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도 뒤따를 수 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신속히 달성하면 할수록 완전한 제재 해제, 곧 국제사회로의 당당한 편입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
#북한#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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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8-06-05 08:18:32

    수령님께서 반출 흉내만 내어주십시오. 그러자마자 곧바로 퍼올릴테니깐요...........문차베스..........

  • 2018-06-05 07:32:59

    며칠전 북한이 풍계리 핵시설 폭파장면을 연출 했듯이 복잡한 핵폐기 프로세쓰가 있음을 미국도 인지하고 있겠다 하더라도 손쉬운 것일 수 있는 핵반출부터 단행함으로서 깊은 불신을 터는 계기로 삼아야 현명해 보이리라 추정되어 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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