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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국 70돌 맞은 중국, 우리에겐 어떤 이웃이 될 것인가

입력 : 
2019-10-01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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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인민공화국이 1일 건국 70돌을 맞는다. 유사 이래 중국을 이웃하며 살았지만 우리와 체제와 이념을 달리하는 사회주의 중국을 상대한 것은 지난 70년이 전부다. 지난 70년의 한중 관계는 파란만장했다. 중국은 건국 이듬해 발발한 6·25전쟁에서 북한을 도와 참전했고 그 결과 수많은 국군이 목숨을 잃었으며 남북 분단은 휴전 상태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후 오랫동안 서로를 적성국으로 취급하던 양국은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역사적 변화를 맞게 된다. 1980년대부터 경제개발에 본격 뛰어든 중국은 한국식 정부주도 대외개방 모델을 지향했고 한국에 중국은 거대한 제조창이자 무궁무진한 잠재력의 수출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2004년 이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교역대상국이 됐다.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은 제3위 교역대상국으로 존재감이 크다.

북한 문제에서 이해를 달리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수교 후 지금까지 한중 관계는 무척 성공적, 호혜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양국 관계는 이전처럼 편안하지 않다. 시진핑의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을 공식 지향해오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중국식 패권주의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미국과 군사경쟁을 피하지 않는다. 사드 이슈가 터졌을 때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수입 및 관광 제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동북공정'을 통한 고구려사 편입 시도도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최근의 중국은 너그러움보다는 위압적인 얼굴의 이웃으로 보일 때가 잦다.

이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반중 홍콩시위 사태,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과의 영해 다툼 등은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류 보편 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중국의 한계를 노출시켰다. 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국제법, 지식재산권 등 근대 세계가 발전시킨 문명을 '서구의 가치'라며 외면하는 독단적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나선 데는 이런 중국이 패권국이 되는 세상이 결코 인류에게 이로울 수 없다는 위기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우리에게 중국은 영원히 중요한 이웃 국가다. 대부분 역사를 통해 양국은 평화롭게 공존해왔다. 우리는 중국이 다른 국가들에 군림하거나 걱정을 끼치지 않고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믿으며 또한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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