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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대 저성장 전망 확산, 투자 어디서 막히는지 점검해야

입력 : 
2019-08-19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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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당초 2.2%로 봤던 한국 성장률을 1.9%로 낮춰 잡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2개 기관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 곳이 11개에 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 수준의 생산성에 머문다면 2020년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대에 그칠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잠재성장률도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대 연평균 2.2%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현대경제연구원도 2021~2025년 2%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2026년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부도 경기진단보고서(그린북)에서 5개월 연속 경기가 부진하다는 표현을 쓰며 현 상황을 인정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에서인데,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5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7.1%나 감소했다가 6월 0.4% 증가세지만 전월의 기저효과일 뿐이다. 생산과 투자 부진은 수출에 그대로 반영돼 7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0% 감소하며 8개월째 추락했다. 내수도 얼어붙어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에다 미국발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뒤바뀌는 장·단기 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되면서 1960년대 이후 비슷한 현상을 보였을 때 대부분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성장률이 주저앉으면 생산과 투자 부진으로 일자리가 줄고 가계 소득 감소와 세수 부족 등 연쇄적인 파장을 부를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성장동력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부진한 투자를 선순환 궤도로 끌어올리는 일이 우선이니 어디에서 막히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 주52시간제를 보완할 탄력근로제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메울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 같은 제도를 과감하게 확대해 기업들이 규제 혁파를 피부로 느끼게 해줘야 한다. 부진한 건설 투자도 촉진해야 하는데, 특정 지역을 겨냥한 민간 분양가상한제 도입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판이다. 투자할 환경을 만들어줘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것이 저성장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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