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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정책의 이해

창조경제 패러다임으로

창조는 시대정신

“창조경제라는 개념이 명확해지면 더 이상 창조경제가 아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게 창조다.”
“아무것도 규정하지 않은 것이 창조다.”
“사람마다 창조경제를 제각각 설명할 수 있다.”

2013년 한국은 창조경제를 화두로 한국의 미래 발전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기회를 맞았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국정의 핵심으로 내세우면서 자연스럽게 창조경제의 정의와 실천 방향 등 다양한 논의와 실천이 이루어진 것이다. 창조경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 40여 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끈 추격형 전략이 글로벌 경제 위기와 신흥 산업국가의 추격 등에 따라 한계에 봉착했으며, 고용 없는 성장 지속, 청년 실업,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성장과 복지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미래창조과학부, 2013).

또한 세계 경제도 부가가치의 창출 요소가 노동·자본(산업경제), 지식·정보(지식경제)에서 “혁신적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창조경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제기되었다.

한국은 197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추진으로 산업경제 시대를 맞았다.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이들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이 등장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갖추어 성공적인 산업경제를 만들어 냈다(애쓰모글루, 2012). 이어 1990년대에는 정보화로 지식경제를 이끌었다. 정보화 계획의 추진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디지털 경제 사회로 이끄는 데 견인차가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의 비전을 찾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고, 사회 갈등이 확산되는 상황을 맞았다.

따라서 한국 사회는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하며 한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비전이 절실하게 되었다. 그러한 요구가 창조경제로 발현된 것이다. 창조경제는 무엇보다도 지식 자산이 핵심인 경제로 전환하는 사회 변화의 비전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창조력), 기존 아이디어에 새로운 기술을 융·복합하여 전혀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며(응용력), 새로운 아이디어나 융·복합 기술을 사업화하여(실천력), 창업이 활성화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구조가 정착되어 일자리 창출형 성장이 이루어지는 경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김광두, 2013).

여기에 창조경제의 키워드들이 모두 들어 있다. 창조력, 창업, 일자리, 상생 등이 그것이다. 선진국의 뒤를 쫓아가는 경제가 아니라 이제는 선도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며, 기존에 만들어진 대기업이나 안정된 조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창업해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기존 경제나 사회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기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성격이 더 크다. 기존 질서에 안주해 정체되어 있지 말고 혁신을 하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창조’는 이 시점에서 한국 사회에 요구되는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경제가 필요로 하는 패러다임인 것이다(김대호, 2012).

<표 1> 창조경제의 개념

<표 1> 창조경제의 개념
구분 산업경제 지식경제 창조경제

시기

1970∼1980년대

1990년대

2010년대

성장 패러다임

산업화

정보화

창조화

생산요소

노동, 자본

지식, 정보

집단지성과 창의성

주력산업

중화학공업

IT와 디지털 산업

융합과 창조 산업

성공신화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정보통신

IT 융합, 한류 콘텐츠

출처: 이장우(2013).

창조경제 개념

창조경제의 개념에 대한 논의는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정부는 국민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ies)에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산업을 강화함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 전략으로 정의하고 있다(미래창조과학부, 2013).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서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으로 정의하였다(대통령 취임사, 2013.2.25). 더 나아가 창조경제는 민간 부문의 창의성과 자율성, 참여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CT, 문화, 산업 등을 융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국정 운영 철학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창조경제는 한국에서 처음 나온 개념은 아니다. 창조경제는 영국에서 국가 계획으로 나왔는데, 여기에 맞추어 다양한 개념 정의가 이루어졌다. 2000년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에서 피터 코웨이(Peter Cowey)가 창조경제를 새로운 밀레니엄의 특징으로 보면서 개인의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체제로 전환을 전망하였다. 2001년에 영국의 경제학자인 존 호킨스(John Howkins)는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를 발간하여 처음으로 이론적인 정립을 시도하였다. 호킨스는 창조경제를 “창조적 행위와 경제적 가치를 결합한 창조적 생산물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경제”로 정의하였다.

그리고 창의력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유통업,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설명하였다. 창조 산업의 대상은 연구개발(R&D), 출판, 소프트웨어, 텔레비전·라디오, 디자인, 음악, 영화, 장난감·게임, 광고, 건축, 공연예술, 공예, 비디오게임, 패션, 미술 등이다(Howkins, 2001). 한편 리처드 케이브스(Richard Caves)는 “창조 산업은 예술적 투입과 상업적 요인들이 결합되어 발생한 산업”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러면서 창조 산업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첫째, 아무도 모른다. 수요가 불확실한 산업이다.
둘째, 창조적 노동자는 독창성, 기술 능력, 전문적 숙련에 관심이 많다.
셋째, 다양한 기량이 필요하다. 비교적 복잡한 창조 생산물을 만드는 데 다양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넷째, 무한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창조 상품은 품질과 독창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든 창조 상품은 선택의 다양성에 한계가 없다.
다섯째, 기량이 차별되어 나타난다. 예술가는 기술, 독창성, 숙련도에 따라 차별된다. 재능의 조그만 차이가 상업적인 성과에 엄청난 차이를 유발한다.
여섯째,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다양한 기능이 투입되는 창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는 시간이 핵심이다.
일곱째, 창조 상품은 저작권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지속성이 강하다(Caves, 2000).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더 나아가 창조경제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창조계급으로 보았다. 그는 창조계급을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사람들로 보았다. 창조계급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역동성을 창조하는 전문적·과학적·예술적 노동자 집단으로, 과학자·기술자·건축가·디자이너·교육자·화가·음악가·연예 종사자·법률가·기업인·금융인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들의 경제적 기능은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것이다.

창조계급은 창의성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이지만, 창의성이 반드시 지적인 것만은 아니다. 창의성은 종합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창의성은 거친 낟알을 체질해서 쓸모 있는 낟알을 가려내는 것처럼 각종 자료에서 쓸 만한 것을 찾아내 새롭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보았다. 또한 창조계급은 예술가이건 과학자이건 기업가이건 창의성·개성·차별성·수월성을 소중히 여기는 창조적 기풍(ethos)을 공유해야 한다고 보았다. 창조계급의 가치는 개성·실력·다양성·개방성에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창조경제와 창조 산업, 창조계급 등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풍부하게 진행되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와 산업을 창조경제로 보는 인식의 지평이 이루어졌다.

영국의 창조 산업

영국은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ies)을 처음으로 국가 계획으로 추진한 대표적인 나라다. 창조 산업은 영국에서 1990년대 후반 제조업 쇠퇴와 금융업 한계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1997년 토니 블레어 정부가 국가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조 산업을 대안으로 채택하였다. 창조 산업 전담 부처인 문화미디어체육부(DCMS, Department for Culture, Media and Sport)를 설립하고, ‘창조 영국(Creative Britain)’을 국가 어젠다로 설정하였다. 영국 정부는 창조경제를 창조 산업으로 구성된 경제체제로 정의하였다.

여기에서 창조 산업은 “개인의 창조성, 기술, 재능 등을 기반으로 지식재산을 생성·활용하여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잠재성이 있는 산업”으로 보았다. 더 나아가 창조 산업을 “개인의 창조성, 기술, 재능을 활용하여 지적재산권을 만들고 이용을 확대하여 부와 고용창출이 가능한 산업”으로 설명하고 이들 산업의 육성 정책을 폈다. 따라서 창조성을 기반으로 경제적 가치를 가진 재화와 서비스 등과 함께 창조적 제품 거래까지 창조경제를 폭넓게 정의하고 13개 창조 산업 분야를 제시하였다. 그것은 출판, 소프트웨어, 텔레비전·라디오, 디자인, 음악, 영화, 공연예술, 양방향 레저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패션, 광고, 건축, 공예, 미술 및 골동품 등이다.

그 결과 창조 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들이 나타났다. 해리포터 시리즈, 패션디자이너 폴 스미스, BBC의 닥터 후(doctor who), 테이트 모던 미술관, 웨스트엔드 뮤지컬 등이다.

그러나 영국의 창조경제 정책은 문화 중심이 아니다. 오히려 산업 정책 중심으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역 발전 등과 도시의 경쟁력 증진을 목표로 하였다. 따라서 영국의 창조 산업은 경제성장과 고용에서 높은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 창조 산업은 5% 성장하여 다른 분야의 3%보다 높았다. 2009년 영국의 창조 산업은 총부가가치의 2.9%, 전체 수출의 10.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창조 산업 관련 일자리는 2009년 전체 고용의 5.1%(150만 명)에서 2010년 6.7%(193만 명)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윤금, 2013).

영국의 창조경제 정책은 전 세계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 창조 산업으로 산업 구조를 변화시킨 성공 사례가 되면서 호주, 캐나다, 일본 등 산업화의 성공을 이룬 국가들이 발전 모델로 삼았다. 더 나아가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등에서 창조경제를 선진국뿐만 아니라 저개발 국가 발전 전략의 하나로 권고하고 추진하도록 확산된 것이다.

유엔 중심의 창조경제 확산

유엔 산하의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창조경제를 경제·사회 발전 모델로 확대하여 많은 나라들에 권고하였다. 특히 유엔무역개발협의회는 『창조경제 보고서』를 발간(2008/2010)하여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는 보고서에서 창조경제를 “경제성장과 발전 잠재성이 있는 창조적 자산을 생산하는 모든 경제활동”으로 폭넓게 정의하였다. 여기서 창의성을 예술에 국한하지 않고 과학과 경제적 측면으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사회 통합, 문화적 다양성, 인간 개발을 촉진하면서 소득과 고용을 창출하는 경제 시스템으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또한 창조경제를 구성하는 창조적 환경으로 창조계급, 창조기업, 창조도시, 창조클러스터를 제시하였다. 즉, 창조 활동의 핵심 역할을 하는 창조계급, 창조 산업이 집중된 공간으로 창조클러스터, 창조 산업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창조도시 등 관련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창조경제의 핵심이 창조 산업이지만 창조 산업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 확산되었다. 특히 2008∼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체 경제 패러다임으로서 창조경제가 부상하였다.

2010년 창조경제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근본적인 경제개혁과 발전 전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모델로 창조경제 개념을 제안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J. Stiglitz)도 미국의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을 농업경제에서 산업경제로 전환하는 시기로 보고, 현재 경제 대침체는 생산경제(manufacturing economy)에서 창조경제로 전환하는 패러다임 전환 시기로 보는 등 창조경제를 시대적 패러다임으로 보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창조경제로 가는 길

2013년 11월, 세계경쟁력위원회연합(GFCC, Global Federation of Competitiveness Councils)은 세계 경쟁력 원칙으로 창조경제를 강조한 “창조경제로 가는 길(A Pathway to a Creative Economy)”을 발표하였다. 이는 37개 회원국들에 국가경쟁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창조경제 전략을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창조경제 추진을 위해 필요한 가이드라인(guideline)을 제시한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기획재정부, 2013).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자유
모든 국민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자유와 개인의 창의력을 기반으로 기업가 정신, 발명, 혁신을 추구할 자유가 있으며, 경쟁 시장에서 공정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창의력 중심 교육
모든 국민은 인종, 성별, 종교, 나이, 국적, 경제적 지위 등을 불문하고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평생 학습과 고용을 위한 기술과 역량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창조적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주도
과학·수학·공학·기술과 창조적 예술·디자인의 결합은 혁신을 창출한다. 각국은 창조적 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세계 일류 수준의 제품·서비스 디자인을 창출하고, 창의성, 아이디어, 문제 해결과 협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법과 금융 등 제도, 물적·디지털 인프라, 조직·경영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여 개인이 창조적 기업가로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민 · 관의 창조적 협력관계 구축
민관 파트너십 구축은 지식 정보, 기술 개발, 생산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시키고 창조적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한다.

창의 인재 양성
각 도시와 지역은 혁신에 필요한 지식과 창의성을 겸비한 숙련 노동자와 기업가들을 적극 육성하고 유치하여야 한다. 지역 지도자들은 역내 인재, 기술, 자본 등 지역 자원 활용에 적극 협력하여 지역 경제 역동성을 제고하여야 한다.

연구 개발을 통한 성장 동력 창출
연구 개발(R&D)은 경제적 수요와 기회, 사회적 영향 등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민간 부문의 투자, 기업가 정신, 노동력과 자산을 포함한 혁신 과정으로 파급 연계될 수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
지식재산권 보호는 개인의 노력·투자·위험 부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것으로, 창조·혁신·창업 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재정 건전성 확보
R&D, 교육, 훈련에 대한 투자는 재정 건전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과도한 국가 채무 및 재정 적자는 경제 활력을 저하하고 투자를 위축시킨다.

제도적 안정성 확보와 불확실성 제거
정치적 불안은 개인 경제활동과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며,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정부 투명성과 함께 정책·입법·규제·금융 부문의 확실성은 대내외 투자 증진, 창업 촉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창조경제가 지향해야 할 방향과 필요조건 등을 망라하고 있다. 창의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경제적 자유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창조경제가 꽃필 수 있다. 이를 위해 인재 양성의 방법이 달라져야 하며,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창조경제에서는 아이디어와 지적 재산이 핵심이므로 이를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형 창조경제

창조경제는 해외에서 먼저 제시되었지만, 한국의 창조경제는 해외의 창조경제 추진과 다르게 성립, 추진되었다. 한국의 창조경제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ICT에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과 시장 창출, 기존 산업 강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으로 경제, 사회, 정부 등 국가 발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시대정신의 성격이 강하다. 한계에 봉착한 선진국 추격형, 투입 중심의 양적 성장, 대기업·제조업·수출 기업 중심의 불균형 성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 사회 모델인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창조 산업의 분야를 핵심 경쟁력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해외의 창조경제와는 차이가 크다. 따라서 ICT와 혁신 생태계에 초점을 맞추어 창조 산업과 창조경제에 대한 국제 논의를 확장하는 데 ‘한국형’ 창조경제의 특징이 있다.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창조경제는 기존의 성장 중심 계획과는 다른 새로운 경제 모델을 추구한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창업을 촉진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추진하는 혁신적 성격이 강하다.

둘째,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기존 ‘대기업 주도의 성장중심 추격형 전략’을 대체하는 새로운 모델의 성격이 강하다. 이제는 선진국을 ‘추격’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는 모델을 추구한다.

셋째, 따라서 창조 산업의 범위는 문화산업 중심이 아니라 전 산업을 포괄한다. 창조경제의 범위가 문화예술, 지적 자산을 포함하여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새로운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제조업과 1차 산업 등이 포함되는 특징을 갖는다.

넷째, 산업의 경계를 넘어 혁신 생태계를 강조하는 모델이다.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산업구조보다 관련 산업 간의 유기적인 상호작용과 생태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방향은 영국과 유엔을 중심으로 진화해 온 창조경제 논의를 한국 상황에 맞게 구체화하여 확장시킨 중장기 국가 발전 비전의 성격을 갖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창조경제는 한계에 직면한 대기업 주도의 성장 중심 전략을 대체하는 새로운 모델로서 과학기술이나 ICT의 활용과 융합, 고용과 창업, 소프트 파워와 균형 성장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경제 전략으로 제시되었다. 따라서 예전의 국가 계획과 달리 경제성장률을 내세우지 않고, 대신 고용률 70%를 목표로 제시하는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문화산업 중심의 창조 산업에 대한 해외 논의를 ICT 생태계에 기반을 둔 광의의 개념으로 확대하고 창조경제도 새로운 모델로 확장하였다. 창조경제의 범위를 문화예술, 지적 자산을 포함해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새로운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모든 산업으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산업의 경계를 넘어 혁신 생태계를 강조하는 모델이다.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산업구조보다 관련 산업 간 유기적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었다.

창조경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열린 공간이어서 오히려 개념을 정의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말은 옳다. 그래서 다양하게 창조경제를 바라보고 다양하게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창조경제의 개념 틀과 주요 키워드는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창조경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 기업, 산업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경제다. 창의성을 창업으로 연결시키고, 일자리를 만든다. 중소기업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여기에 각 경제 주체들이 상생과 공유를 통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공공 부문에서 창조경제는 정부 3.0으로 구현된다. 또한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이며 ICT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기존의 산업을 고도화한다. 기존의 산업을 고도화하는 것은 정부의 창조경제 비타민 정책을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최종적으로 제품화할 수 있는 기반으로 창조경제타운과 같은 플랫폼을 구축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창조경제의 이러한 의미를 구현하는 10개의 키워드를 꼽았다. 그것은 창의성, 창업, 일자리 창출, 상생과 공유, 정부 3.0, 소프트웨어, 콘텐츠, ICT 융합, 창조경제 비타민, 창조경제 플랫폼이다.

우리나라는 고도성장과 동시에 민주화도 성취한 흔치 않은 국가다. 그러나 성장이 정체되고, 사회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을 창조경제로 잡은 것은 시의적절하다. 창조경제는 시대정신이다.

<표 2> 한국형 창조경제의 특징

<표 2> 한국형 창조경제의 특징
구분 기존 창조경제 한국형 창조경제

창조의 개념

문화, 예술 분야 중심으로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창출하는 활동

예술, 문화적 창의성과 과학기술 및 ICT 의 융합 및 산업 간 융합

창조 산업의 범위

문화산업 중심

모든 산업

창조경제의 정의

창조 산업 중심으로 구성된 경제체계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ICT에 접목, 신산업 창출 및 기존 산업 강화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국가 전략

출처: 차두원 외(2013).

참고문헌

  • 기획재정부(2013년) 한국의 창조경제, 글로벌 스탠다드로 발돋움, GFCC, 세계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조경제로 가는 길> 발표.
  • 김광두(2013년) 창조경제의 개념과 성공조건. 국가미래연구원.
  • 김대호(2012년) 지식창조사회의 미래비전, C-코리아, ≪조선일보≫ 2012년10.3.
  • 미래창조과학부(2013년) 창조경제 실현계획−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방안.
  • 애쓰모글루 대런 · 제임스 로빈슨(2012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시공사.
  • 이장우(2013년) 『창조경제의 이해와 대응방안』. 창조경제연구원.
  • 차두원 · 유지연(2013년) 『창조경제 개념과 주요국 정책 분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 하윤금(2013년) 『영국 창조 산업 정책의 전개와 특성』. 한국콘텐츠진흥원. 코카포커스 2013년-08호.
  • Caves, R.(2000년) Creative Industries: Contracts between Art and Commerce. Harvard University Press.
  • Florida, R.(2002년) 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 이길태 역(2011년) 『신창조계급』. 전자신문사.
  • Howkins, J.(2001년) The Creative Economy. 김혜진 역(2013년) 『창조경제』. FKI미디어.

출처

제공처 정보

『창조경제 정책의 이해』는 창조경제란 무엇인지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창의성, 창업, 일자리 창출, 상생과 공유, 정부3.0, 소프트웨어, 콘텐츠, ICT융합, 창조경제비타민, 창조경제플랫폼 등 관련 지식에 대해 알아본다. 자세히보기

  • 저자 김대호 대학교수

    인하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버밍엄대학교에서 언론문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방송위원회 선임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역임하였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교환교수, 프랑스 르아브르대학교 초빙교수, 일본 와세다대학교 교환교수를 지냈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회장을 지냈고,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학회 등의 연구이사 등으로 활동하였다.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이자 창조경제분과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창조경제자문위원회 위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정책자문위원회,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의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 우수학자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콘텐츠』(공저, 2013), 『미디어 생태계』(공저, 2011) 외 다수가 있으며, Media, Culture and Society, Government Information Quarterly, info: The Journal of Policy, Regulation and Strategy for Telecommunication Information and Media를 비롯한 다수의 국내외 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다.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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