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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與野 경제토론회 한다면…출전 가상 라인업

이해완 기자
입력 : 
2015-06-02 18:10:44
수정 : 
2015-06-02 18: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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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 군단` 與...`맞춤형 인사` 野
새누리, 화려한 선수층 ‘어벤져스급'
최전방 강석훈, 좌우날개 나성린·이종훈, 수비 김현숙·류성걸
새정치, 빈약한 선수층…기습작전 노릴만
주장 홍종학, 좌우날개 장병완·안철수, 수비 백재현·김관영
"6월 임시국회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민생경제 활성화 법안이다. 우리는 이들 법을 '청년 일자리 창출법'이라고 말하는데 야당은 '국민 해코지법'이라고 반대한다. 양당 전문가가 국민 앞에서 대토론회를 벌일 것을 제안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일 최고위원회의)

"김무성 대표가 여야 대토론을 제안했다. 동의하고 환영한다. 누가 진짜 경제살리기 정당인지 국민 앞에 확인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진짜 경제 살리기를 야당이 말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대토론회 즉각 열어야 한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2일 원내대책회의)

'경제정당'임을 자임하는 새누리당과 ‘경제정당'이 되고픈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를 주제로 양당 경제전문가 대토론회를 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넌지시 던진 제안을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덥석 문 것이다.

예상치 못한 ‘입질'에 김 대표는 다소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참에 야당을 ‘실력'으로 혼쭐 내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김무성 대표 뒤에는 영화 '어벤져스'처럼 화려하고 눈부신 경제통 라인업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토론회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새정치민주연합 상황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새누리당처럼 화려한 캐스팅이 어렵다.

인적 풀도 새누리당과 비교하면 빈약하다. 다만 모든 싸움은 인프라와 인력을 갖췄다고 무조건 이기는 것은 아니다. 경제활성화법의 문제점을 꼬치꼬치 캐물을 야당의원들의 맹공을 방어해야 하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카운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요즘처럼 당청 관계가 얼어붙고 경색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절대 뚫리지 않는 방패'라고 자랑하는 새누리당 경제 어벤저스와 '이 세상에 못 뚫는 거 없는 창'임을 자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경제 공격수를 레이더P가 ‘캐스팅'했다.

사진설명
◆ 새누리, 경제통만 20여 명…선발 고민

새누리당에는 경제분야 박사·교수·연구원·관료와 기업인 출신 등 경제전문가로 분류할 수 있는 의원이 어림잡아도 20명을 넘는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골고루 포진해 행정부와 의견을 나누며 경제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이 인원은 경제전문가지만 주요 당직자와 당내 원로급을 제외한 숫자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사 풀을 좁혀봐도 인력은 넘쳐 흘렀다. 결국 언변에 능하고 당내 기여도가 높은 경제 전문가를 추려 5명의 드림팀을 선발했다. 물론 레이더P의 기준일뿐이다.

선봉은 국회 기획재정위 간사인 강석훈 의원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강 의원은 박근혜 정부 경제사령탑의 보고인 미국 위스콘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친 강 의원은 성신여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몸담았다.

강 의원은 한국은행, 기획예산처, 정보통신부, 통계청, 보건복지부 등 주요 부처 자문·평가위원을 두루 거칠 정도로 손꼽히는 '경제 브레인'이다. 특히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경제 공약 발굴을 도왔을 만큼 박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강 의원이 최전방 공격수라면 좌우 날개는 나성린, 이종훈 의원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인 두 의원은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를 맡아 당의 경제 정책을 총괄해 온 나성린 의원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화두로 한 박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모두 관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칭 '새누리당내 좌파'인 이종훈 의원은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기구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에서 '행복한 일자리 추진단장'을 맡아 일자리 정책을 주도했다. 청년 일자리가 화두인 경제활성화법에 맞춤형 인사이다.

스피드와 파워가 좋은 세 의원을 후방에서 뒷받침할 김현숙, 류성걸 의원은 꼼꼼한 일 처리와 자료 분석에 능통하다. 빗자루를 든 수비수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도한 김현숙 의원은 공약 개발에서 박근혜 캠프의 정책 수장인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의 까다로운 기준을 모두 만족시켰고,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류성걸 의원은 예산 관료답게 숫자에 밝고 기억력이 좋다.

여당 원내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경제 올스타 군단이나 다름없다"며 "토론회가 열린다면 국민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새정치 씨마른 경제통...기급만이 살 길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과거에는 김진표(전 경제부총리), 강봉균(전 재정경제부장관), 홍재형(전 경제부총리), 이용섭(전 건설교통부 장관) 의원 등이 원내에 있어 경제분야에서 새누리당에 밀리지 않았다"며 "지금은 아예 상대가 되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약체임을 자인했다.

레이더P가 많은 시간을 들여 의원들의 이력을 살펴봤지만 새정지민주연합에는 여당과 필적할 경제·산업 전문가를 찾기 매우 어려웠다. 그나마 선봉을 맡을 홍종학 의원 정도가 '새누리 어벤저스'를 대적할 대항마에 속했다.

연세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홍 의원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기발한 경제 정책을 내놓기로 유명한 홍 의원은 지난 2013년 '맥주를 맛있게 만드는 것이 경제민주화'라는 철학으로 주세법 개정안을 냈다. 중소 맥주 제조사에 대한 제조시설 규제를 완화하고 중소 주류 제조업체에 대한 세율을 72%에서 30%까지 낮췄다. 이 개정안으로 홍 의원은 주류업계에서 '맥주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포럼의 간사를 맡아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주택자금을 지원하자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지만 복지 포퓰리즘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공격수이자 주장격인 홍 의원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좌우 날개는 중량감 있는 장병완, 안철수 의원에게 맡겼다.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인 장병완 의원은 여당팀 수비를 맡은 류성걸 의원의 과거 직속상관이다. 장 의원이 장관일 때 국장이었던 류 의원. 이 때문에 기 싸움에서 우위에 있는 장 의원이 류 의원의 수비를 교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날개인 안철수 의원은 유명도에서 모든 의원을 앞서고 있어 대국민을 상대로 한 대토론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경제와 관련성이 없어 보이지만 안 의원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다가올 40년 장기불황,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라는 제목의 좌담회를 시리즈로 개최할 만큼 경제 분야에 남달리 공을 들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비는 세제 전문가인 백재현 의원과 경제기획원 출신인 김관영 의원을 지명했다. 눈에 띄는 공적은 없지만 야당에서 경제를 공부한 몇 안 남은 인사들이다.

야당 원내 관계자는 "비례대표라도 경제 전문가를 발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하지만 다윗이 골리앗을 무찌른 것처럼 무조건 스펙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민첩하고 유연한 우리가 딱딱하고 경직된 여당보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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