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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한 폐렴 불안·괴담 잠재울 무기는 정확한 정보 제공뿐이다

입력 : 
2020-01-29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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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28일 0시 기준으로 45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00명을 넘어섰다. 세계적으로도 우한 폐렴은 이제 홍콩·마카오·대만을 포함해 18개 국가·지역으로 번졌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 4명이 발생했으니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바이러스를 막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런데 바로 이런 시기에 가짜뉴스나 괴담이 온라인에서 나돌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27일 어느 인터넷 카페에는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중국인 쓰러졌다'는 글과 사진이 올려져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을 키웠으나 알고 보니 단순한 취객의 소동이었을 뿐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제주도와 관련해서도 '서귀포의료원에 환자가 발생해 병원이 폐쇄됐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헛소문으로 확인됐다. SNS 시대 특성상 외국에서 만들어진 소문이나 동영상도 검증되지 않은 채 국내로 무차별 전파되고 있는데 거리에서 갑자기 사람이 쓰러지는 동영상이 그런 사례에 해당한다. 중국에 무작정 혐오감을 표출하는 것도 비정상적이다. 28일 SNS에선 중국산 불매운동을 뜻하는 '노 차이나' 문구와 함께 중국인들을 공격하는 표현도 다수 등장했는데 이런 때일수록 냉정하고 침착해야 한다.

정부 역할은 한층 중요하다.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 철수를 위해 곧 전세기를 보낸다는데 그와 함께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유언비어 차단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한때 국내 세 번째 확진자인 A씨가 '경기 고양의 어느 대형 쇼핑몰을 다녀갔다'는 소문으로 소동이 빚어졌고 질병관리본부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화하는 일도 발생했다. A씨의 이동 경로나 접촉자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았기에 벌어진 일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우한 폐렴 관련 가짜뉴스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는데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일이다. 한발 더 나아가 정부는 괴담이 끼어들 틈이 없도록 보다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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