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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논의 실종 안타깝다"는 박용만 상의 회장의 지적

입력 : 
2019-09-19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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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경기 하락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경제 이슈 관련 논의 자체가 실종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꺼낸 얘기인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수렁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전체를 향해 던진 지적으로 들린다.

조국 장관 사태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을 양분하며 모두를 소용돌이로 끌고 가는 블랙홀 구실을 하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 부인과 주변 인물을 상대로 사모펀드 운용 등에 수사 고삐를 조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릴레이식 삭발 행진을 벌이며 조 장관 사퇴를 넘어 정권 퇴진 운운하는 극단적인 반발까지 하고 있다. 당초 이번주로 합의했던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거부하는 등 국회 일정도 흔들어버렸다. 전국에서 2000명 넘는 대학교수가 시국선언에 서명했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학생들의 촛불집회가 동시에 열릴 정도로 민심의 이반이 심각하다. 청와대와 여당이 조 장관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지경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던진 박 회장의 지적은 한쪽을 편들자는 당파성을 넘어 나라 걱정에서 나온 충정 어린 고언일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이 세계 경제를 흔드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 불안까지 더해져 글로벌 복합 불황을 우려한다. 유럽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더 가속화하며 돈 풀기에 나섰고 미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태세다. 수출 경쟁력 하락을 막기 위한 각자도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더해졌고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을 위한 탄력근로제 확대 등 헤쳐나가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게 높다. 기업의 신사업 지원이나 벤처 육성을 위한 정책 등 쟁점 없는 법안은 국회에서 지체 없이 처리해야 한다. "경제 이슈에 있어서만큼은 10년 후 미래를 보고 해야 할 일들을 찾고 이행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들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라는 박 회장의 얘기를 청와대와 여야 모두 새겨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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