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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名人> 박춘맹 명창 | 보성 ‘판소리 성지’에서 후학들 담금질
율어가 고향…외삼촌 권유로 고교 때 ‘지각 入門’
그래서 남들보다 3~4배 노력…결국 정상에 올라
“스승의 흉내라도 내려 아직도 끝없이 연습” 겸손
제자들 가르치며 ‘우리 것’ 지키려는 각오 날마다 새로이 | | | | 입력시간 : 2014. 09.15. 11:19 |
‘소리의 고장’ 보성이 배출한 명창(名唱) 박춘맹. 보성군 율어가 고향인 박춘맹 명창은 현재 전남도립국악단 단원으로 활동함과 동시에 보성 ‘판소리 성지’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박 명창을 만나기 위해 보성군 회천면 영천리 도강마을의 ‘판소리 성지’를 찾았다. 한여름 더위가 한풀 꺾인 8월 중순, 툇마루에 박 명창과 젊은 여성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프랑스 액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국악을 강의하고 있다는 그녀는 박사학위 논문을 위해 박 명창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있던 것이다. 학생들 수업을 마친 상태라 그 모습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쉬워하던 그녀는 우리의 사진촬영 등 때문에 다시 한 번 수업을 진행하게 되자, 논문 작성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몹시 기뻐했다.
10여명의 예비 소리꾼들의 탄생을 기대하며 ‘소리’를 가르치고 있는 ‘판소리 성지’는 200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판소리’를 세계에 자랑하고 보성소리를 계승 발전시켜나가는 역사의 장으로서 보성의 문화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판소리의 저변 확대를 위해 ‘판소리 성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사장인 한정하 명창과 박춘맹 명창이 ‘소리’를 가르치고 있다. 보성은 서편제의 비조 박유전 선생과 보성소리를 창제한 정응민 선생에 이어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조상현, 성창순 명창 등 많은 명창을 배출한 판소리의 성지로, 우리나라 국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고장이다. 이러한 보성소리의 맥(脈)을 잇고 있는 소리꾼이 바로 박춘맹 명창이다. | | 판소리 성지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춘맹 명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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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명창이 소리를 시작한 것은 전북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1981년으로, 꽤 늦은 나이에 발을 들였으니 그에게 소리는 ‘숙명(宿命)’이었던 것 같다. 노래를 곧잘 불러 당시 고교생들의 우상인 조용필과 같은 가수가 되기를 꿈꿨던 박 명창은 국립창극단원이었던 외삼촌 고(故) 강형주 선생의 권유로 소리에 입문했다. “소리에는 한(恨)도 서려있고 그 뿌리도 깊을 뿐 아니라, 그 무엇보다 삼강오륜(三綱五倫)에 대한 것이 들어 있어 좋다”고 한 외삼촌의 뜻 깊은 말에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늦은 만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만 했다. “남들이 1시간 할 때 나는 3~4시간씩 연습을 했다. 그래도 안 되는 것이 소리”라고 박 명창은 말했다.
1990년에는 국립창극단원으로 구소련의 알마티, 타슈켄트 등지에서 무대에 올라 창극 ‘아리랑’을 공연하며 현지 고려인들과 같은 민족으로서의 애환을 나누기도 했다.
박 명창은 성우향 명창에게 춘향가를, 조상현 명창으로부터 심청가를 사사했다. 가장 존경하는 소리꾼은 스승인 조상현 명창이다. 박 명창은 스승 조상현 명창에 대해 “선생님이 계셨기에 내가 있다. 아직도 스승의 소리를 따를 수가 없다. 다만, 흉내라도 내기 위해 끝없이 연습할 뿐”이라고 말했다. | | 2006년 제14회 광주임방울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대상(대통령상) 수상 당시 공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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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최고의 소리꾼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박 명창은 전주대사습놀이와 전국판소리명창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했으며, 2006년 열린 광주임방울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대상에서는 대통령상을 받았다. 200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이 대회에 도전해 2004년에는 3위, 2005년에는 2위를 차지한 끝에 드디어 2006년에 정상에 오른 것이다. 당시 박 명창은 심청가 가운데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대목을 불러, “소리에 품격이 있고 기량이 뛰어나다”는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박 명창은 “당시 대통령상 수상으로 소리를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뻤다”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광주시립국극단을 거쳐 현재 전남도립국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 명창은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판소리 학원을 운영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판소리는 400여 년 전부터 전해오는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예술이다. 서민의 고된 삶을 풀어내고, 때로는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기도 했다. | | 심청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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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음악뿐 아니라 문학, 연극적 가치를 함께 가지고 있는 판소리다. 하지만 최근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 해 마음이 아프다”는 박춘맹 명창. ‘소리의 고장’에서 태어나 ‘보성의 소리’를 지키고 있는 박 명창은 이런 안타까움을 담아 ‘소리테마파크, 판소리 성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판소리의 맥(脈)을 잇기 위한 헌신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
- 서울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최우수상(국무총리상)
- 2006년 제14회 광주임방울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창부 대상(대통령상)
방수진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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