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세수는 줄어드는데 재정 지출은 크게 늘면서 나라 곳간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6월호를 보면 1~4월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총지출은 13조원 증가하며 재정 적자 폭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1~3월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56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나마 법인세 신고 분납분을 4월에 미리 세수로 잡았는데도 이 정도니 5월엔 적자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국가채무도 4월 말 기준 746조3000억원으로 14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문제는 재정 상태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국내외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8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급격히 낮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을 겪을 것으로 본 것이다. 우리 경제도 코로나19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0.2%로 제시했다. 민간소비와 수출, 설비투자 등이 모두 위축되며 경제 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침체는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정부도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며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돈 쓸 생각만 하고 있다. 세 차례에 걸쳐 60조원 규모로 편성된 추경도 모자라 4차 추경을 들먹이는가 하면 막대한 지출이 필요한 기본소득 논의에 여념이 없다. 나라 곳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는 고민하지 않고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 지출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회성 현금 지원보다 성장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곳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어떻게든 성장의 활력을 되살리지 못하면 재정 건전성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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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수 8조 줄어든 나라 곳간을 보라
- 입력 :
- 2020-06-10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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