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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밤 퇴근길, 오랜만에 마트에 들렀다가 주류코너에서 걸음을 멈췄다. 강서, 달서라는 친숙한 이름을 단 수제맥주에 시선을 빼앗긴 채였다. 막걸리도 아닌 ‘외국술’ 맥주가 우리 동네 이름을 달고 있다니! 머릿속 의구심과 별개로 호기심에 지배당한 손가락은 어느새 장바구니에 맥주를 옮겨 담고 있었다. 그땐 몰랐다. 이 맥주가 청와대 공식 건배주로 선정돼 내로라하는 거물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은 ‘요물’이란 것을. 이 ‘요물’을 만든 기업은 젊은 애주가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세븐브로이다. 2003년 서울역, 2005년 강서구에 각각 하우스맥주 레스토랑을 오픈하면서 처음 이름을 알렸다. 당시엔 소규모 맥주 양조는 가능했지만 생산된 맥주의 외부 유통이 불가능해 ‘크래프트 맥주’ 대신 가게 안에서만 맥주 소비가 일어난다는 뜻으로 ‘하우스 맥주’라 불렀다. 처음 만든 제품은 수제맥주의 상징, IPA(India Pale Ale)다.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영국이 인도에 있는 자국민을 위해 만든 페일 에일로 강렬한 쓴맛이 특징이다. 홉 맛이 대중적이지 않았던 시절이었기에 애주가들은 이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렀다. 강산이 변하는 동안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도 외부 유통이 가능하도록 정책이 바뀌었다. 이때 세븐브로이는 2011년 소규모맥주면허가 아닌 일반맥주면허를 취득해 업계 선두에 섰다. 소규모 업체가 일반면허를 취득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7년 만에 처음이다. 오비나 하이트같은 대형 주류업체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면허를 이어받은 것이라 정부가 자의로 발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니저러니 따지더라도 정식 루트로 에일 맥주를 생산․유통시킨 최초의 기업이 된 셈이다. 그 즈음 강원도 횡성에 공장도 세웠다. 주천강 지류에 위치해 질 좋은 지하수가 흐르고 맥주 소비가 많은 서울경기 지역과 가까워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특히 천연 암반수는 효모의 활동을 촉진시켜 맥주의 맛을 한층 깔끔하고 개운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횡성에서 탄생한 강서, 달서, 서초, 전라 등 지역맥주 시리즈는 전국적으로 히트를 기록했다. 지역 주민들의 애향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네이밍도 성공 요인이었다. 세븐브로이발 수제맥주 붐은 청와대까지 번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SK, 두산, 오뚜기 등 국내 굴지의 기업 수장들과 함께한 호프미팅에서 강서와 달서를 나누어 마신 것. 맛이 좋다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모범적인 기업문화(모든 인력이 정규직)와 ‘국내 1호 수제맥주’ 타이틀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청와대 건배주’ 타이틀을 단 세븐브로이는 본격적으로 꽃길을 걸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매출액 상승이다. 수출 범위도 중국, 대만, 사이판에서 미국 LA 및 라스베이거스로 확대됐다. 공급 안정화를 위해 2018년 7월에는 양평공장을 신축한 뒤 생산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 11월 12일 ‘양평맥주’ 출시 기념식을 가졌다. 작은 수제맥주 공장에 기적을 선물한 강서와 달서. 지금은 마트와 펍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맥주지만 그 태생에는 1% 소수민심을 공략하겠다는 브루마스터의 역발상이 있었다. 특정 지역 이름을 브랜드화 시키면 적어도 그 지역에서만큼은 고정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었다. 이를테면 단골집 같은 존재랄까. 중국의 칭다오처럼 그 지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렇게 처음 만든 맥주가 알코올 도수 4.6도의 마일드 에일 강서다. 첫 지역맥주 시리즈인 만큼 가장 기본에 충실한 맛과 향을 지녔다. 라벨에는 강서의 상징과도 같은 김포공항 관제탑과 다세대 주택이 그려져 있어 꼼꼼히 살펴볼수록 재미있다. 강서는 세븐브로이펍 1호점이 위치한 의미 있는 곳이라 이름을 가져올 명분이 있었다. 이후부터는 매력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덜 알려진 지역들을 브랜드화 시켰다. 강서의 뒤를 이은 지역맥주는 달서다. 알코올 도수 4.2도의 오렌지 에일로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목넘김과 상큼한 향이 인상적이다. 에일맥주지만 라거처럼 맛이 깔끔한 전라(4.5%)와 바나나의 풍미가 느껴지는 밀맥주 서초(4.2%)도 차례로 시장에 나왔다. 해당 지역 특산물이나 고유의 취향을 반영했다면 스토리텔링까지 완벽했겠지만 아쉽게도 맥주와 지역 간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맥주 출시 후 각 지역 관계자와 마케팅 방향을 논의하는 등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후천적 인연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세븐브로이 김교주 이사는 “모두의 입맛을 다 맞출 필요 없이 1%가 좋아하는 걸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IPA나 지역맥주같은 ‘뉴 노멀(새로운 보통 것)’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늘리려면 수제맥주 업계가 함께 커져야 한다. 앞으로는 공동의 프로모션이나 행사에 적극 참여하면서 시장 전체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세븐브로이 맥주는 전국의 마트와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다. 일반 병맥주보다 용량이 작아 퇴근길에 한 병씩 사서 혼자 먹기 좋다. 물론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아래 세 가지 팁을 건넨다. ✔ 펍으로 가라 세븐브로이의 시작은 브루펍이다. 사업가로 성공해 자금력을 갖췄던 김교주 이사와 양조에서 과학적인 매력을 느껴 브루마스터가 된 공학도 윤진수 이사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직접 펍을 운영했으나 횡성에 공장을 세운 이후부터는 생산․유통․마케팅 업무에 집중하며 관여를 최소화했다. 펍은 서울경기와 광주를 중심으로 약 10여 곳이 있고 운영은 각 지점의 점주들이 맡고 있는 상황. 때문에 각 지점마다 대표 안주와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가장 인기 있는 지점은 마포점(공덕역 9번 출구)이다. 브라운과 레드의 차분하고 모던한 조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강서, 달서를 병맥주가 아닌 잔에 따라진 생맥주로도 즐길 수 있다. 살라미와 고추씨로 매콤한 맛을 낸 디아블로 피자와 함께라면 금상첨화다. ✔ 맥주 생성 과정을 인지하라 수제맥주가 어떤 원료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나면 전후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세븐브로이의 양조 과정은 발아작업(맥아생성)→맥아분쇄→당화→여과→끓임(홉 투여)→발효숙성으로 요약된다. 겉보기에 일반 제조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500m 지하에서 끌어올린 천연 암반수를 사용한다는 점, 첨가물 없이 맥아에서 자연 발생한 당으로만 단맛을 낸다는 점, 한국에서 아직 잘 쓰지 않는 유럽식 착향 공법을 사용한다는 점, 숙성기간을 24일로 길게 잡아 홉과 효모가 어우러질 시간을 충분히 준다는 점 등에서 특별함을 가진다. 첫 잔을 따라낸 뒤 병을 흔들면 바닥에 깔려있던 효모와 홉의 폴리페놀 성분, 단백질 등이 골고루 섞여 진한 맛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으니 수제맥주 입문자들은 참고하길. ✔ 이야기 나누며 마셔라 맥주는 소통이다. 빨리 취하는 고(高)도주와 달리, 일상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 맥주의 매력이다. 그럴수록 맥주 자체의 맛과 향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맥주를 찾아보자. 수십 가지 맥주 중 오늘 당신을 기쁘게 할 맥주는 과연 어떤 맥주일까. 세븐브로이 -주소 :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초원리 109-15 -문의 : 02-2659-1950 http://www.sevenbrau.com/ 주변 음식점 -횡성 버드나무집 : 미꾸라지매운탕 /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공근남로 25 / 033-342-7892 -횡성토종한우프라자 : 명품꽃등심, 특수부위 /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한우로 272 / 033-343-2626 숙소 -클럽 아비오 :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외갑천로479번길 84-19 / 010-5250-3347 제공 : 한국관광공사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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