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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CBM 도발 압박하는 北, 아예 협상판 깰 셈인가

입력 : 
2019-12-09 0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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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비핵화 협상이 두 달째 교착상태인 가운데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번 중대한 시험 결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신형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원이 발표한 데다 북한의 '전략적 지휘 변화'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인공위성 발사체의 연료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선(先)비핵화를 외치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아예 협상판을 깨고 ICBM을 발사했던 2017년 이전 상황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7일(현지시간) "비핵화 협상이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며 "미국의 대화 추구는 국내 정치 어젠다"라고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치 않는다"며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면서도 "미·북 대화 모멘텀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도 그만큼 위험수위인 미·북 간 긴장과 갈등에 따른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기싸움 수준을 넘어 '레드라인'인 ICBM 도발에 나서면 탄핵 공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군사 옵션으로 기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한반도는 또다시 군사적 긴장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 미·북은 대화의 불씨를 계속 살리되, 여의치 않으면 두 정상이 직접 나서 톱다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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