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세모그룹 유병언家 '두 얼굴'

입력
수정2014.12.17. 오후 10:42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정태선 신상건기자] 세월호의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밝혀진 유병언 세모그룹 전 회장 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사진, 73) 전회장은 오대양집단 자살사건 수사를 받다가 사기혐의로 실형을 받고, 경영에서 물러난 뒤 세인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최근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존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예술가로 변신한 세모그룹 유병언家=유병언 일가는 세모그룹과의 관계를 세상에 잘 드러내지 않고 그동안 예술계에서 폭넓게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회장은 얼굴없는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아해’로 알려진 인물과 동일인으로 드러났다. ‘아해(Ahae, 兒孩·아이의 옛말)’는 유 전회장의 호(號)다.

유 전회장 일가가 (주)아이원아이홀딩스를 지주사로 내세워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 명단에도 (주)아해가 올라와 있다. 또 아해 국제사진전을 주관하는 ‘아해프레스’ 대표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이면서 유 전회장의 둘째 아들인 유혁기씨다. 유 전회장은 그동안 얼굴과 본명을 철저하게 숨겼고, 차남 혁기씨를 통해 전시회 기획자 겸 대변인으로 내세워 언론 인터뷰를 대신했다.

청해진해운을 지배하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인 동시에 장남인 유대균씨도 국내에서 유명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대양 사건 이후 자취 사라진 세모그룹·유병언家 =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유 전회장 일가가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오대양사건 등과 인연이 깊다.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창설한 고 권신찬 목사의 사위였던 그는 신도 헌금을 기반으로 1974년 삼우트레이딩을 인수했다. 이후 1979년 무역업을 근간으로 (주)세모를 설립해 90년대에는 국내 최대 연안여객업체인 세모해운 등 9개 계열사를 거느린 준재벌로 성장했다. 사명을 성경에 나오는 인물 ‘모세’에서 따올 정도로 세모그룹의 성장 이면은 종교집단과 연관돼 있다. 장인과 함께 1981년 창립한 복음침례회는 교계에서 이단으로 취급받는 종파. 1987년 종말론 등을 내세우며 한국 최초의 종교집단 자살사건으로 알려진 ‘오대양 집단자살사건’과의 연관설로 검찰수사를 받기도 했다. 오대양사건은 특정교파의 광신도 32명이 금전문제에 얽혀 집단자살해 사회적 충격을 안긴 사건이다. ‘자의에 의한 집단 자살’로 종결됐지만 유 전회장은 오대양 신도들에게 거액을 빌린 후 갚지 않은 상습사기 혐의로 1992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아이원아이홀딩스-천해지-청해진해운으로 실체 윤곽, 사고 책임 어디까지=오대양사건 후유증과 5공 유착설, 오너 구속, 무리한 투자 등으로 세모그룹은 결국 부도 처리됐다. 청해진해운은 세모그룹이 최종 부도를 맞은 지 1년 반 뒤인 지난 1999년 2월 자본금 34억 원으로 세모해운의 선박과 사무실 등 유형자산을 120억여 원에 사들여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05년 7월엔 조선업체 ㈜천해지가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인수해 설립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병언 일가는 전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부도 전 세모그룹의 주력 사업이었던 연안운송 사업과 조선사업의 요체인 청해진해운과 천해지가 각각 지분 관계로 연결되면서 윤곽이 나타났다. 두 회사의 정점에는 지주사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있고 유 전회장의 첫째·둘째 아들이 소유하는 구조다.

유 전회장 일가는 해외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자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족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2400억원 정도에 달한다. 홍콩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 진출해 설립한 해외법인만 모두 13개로 파악하지 못한 재산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정순신)는 일단 유 전회장과 두 아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출국금지 조처를 내렸다. 유 전 회장은 측근을 통해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청해진해운)주주일 뿐”이라며 사고 책임에 관해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그의 가족들이 경영에 관여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유씨 일가의 사고 관련 책임 규명을 위해 경영상 횡령·배임, 재산도피 등 범죄 혐의로 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유 전회장 일가족과 청해진해운을 대상으로 외국환거래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2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해 상시 조사 차원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유전 회장과 청해진해운 등이 해외 자산을 취득하고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사전 신고 의무를 위반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자본 거래를 하면 거래 목적과 내용을 외국환 거래은행에 미리 신고하도록 명시돼있다. 금감원은 불법 외환거래가 사실로 확인되면 검찰 등 유관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도 청해진 해운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외감기업인 청해진 해운의 주주 지분율 등 관련 내용을 파악한 상태”라며 “기업 내부사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4월 23일 사회섹션 <[세월호 침몰]청해진해운 직원 상당수 가입한 ’구원파‘의 실체는?> 제하 등의 기사에서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고, 이준석 선장 및 그의 부인 그리고 세월호 선원 상당수가 구원파 신도이며, 구원파는 한 번 영혼 구원을 받으면 육신은 자연히 구원을 받고 유 전 회장의 사업은 하나님의 일이라는 교리를 갖고 있으며, 유 전 회장이 구원파를 설립한 목사로서 세월호 실소유주이고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핵심 재산관리인이라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인천지검 수사에서 오대양사건이 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 전 회장과 관련 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라는 직위가 없고 유 전 회장이 1981년 교단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준석 선장과 그 부인은 기독교복음음침례회 신도가 아니고 세월호 선원 중 해당 교단 신도는 의사자 정현선 씨를 포함하여 2명에 불과하다고 알려와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는 노동·임금착취와 관련하여 관계기관으로부터 처벌을 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 공식 교리집에는‘사업에 동참하는 것이 기도이고 예배라거나 죄를 깨닫기만 하면 구원 받고 영혼이 구원을 받으면 육신도 함께 구원받는다’는 내용 및 ‘기도와 예배를 부정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천해지?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기에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며, 국제영상 및 노른자쇼핑이 유 전 회장의 계열사가 아니고, 유 전 회장 일가의 추정재산 중 상당수의 땅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유 전 회장의 소유가 아니고, 정?관계에 로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 출신이나 재산관리인이 아니며 우정학사는 각 지역에서 유학 온 대학생에게 숙소 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는 금수원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거나 입장료로 25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정태선 (windy@edaily.co.kr)


[종합 경제 뉴스 이데일리 모바일 웹][이데일리 TV][이데일리 ON][MP트래블러][마켓포인트][투자정보 앱 투자플러스][이데일리 창업]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