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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륙 곳곳에 국악 한류 흐르게 할겁니다”

입력 : 2015-11-09 20:43:29 수정 : 2015-11-10 03: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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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음악 전도사’ 권태경 가야금 명인 “60세 때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자들과 함께 공연하는 게 꿈입니다.”

중국 생활 13년째인 권태경(44) 가야금 명인의 소망은 원대하다. 중국에서 한국 음악인 국악을 알리는 그에게는 별명이 하나 있다. ‘한국 전통음악의 전도사’다.

권 명인은 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음악 속에 담긴 예절, 사랑의 마음, 잘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널리 알려 한국과 중국의 유대관계가 더욱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만 3세 때 국악을 접한 그는 가야금은 일본에서 국악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인간문화재 지성자 선생, 판소리는 인간문화재 이일주 선생, 고수 박근영 선생을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았다. 창극단에서도 활동한 그의 광활한 중국 대륙 진출의 꿈은 1989년 전북대 국악과 1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동양음악 시간에 중국 음악을 배우면서 우리 음악을 중국에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권태경 명인이 9일 “국악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상생하는 국악의 깊은 뜻을 중국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대 요청으로 2003년 초빙교수로 온 권 명인은 초기에는 한국어를 가르치며 본업과 무관하게 보냈다. 그러다 칭다오대에 사실상 국악과와 다름없는 민속음악과 개설을 주도하며 5년간 학생들에게 국악을 가르쳤다. 그러나 칭다오대의 내부 사정으로 칭다오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는 2007년 베이징으로 터전을 옮겨야 했다.

권 명인은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산둥성에만 있다가 베이징으로 옮기니 활동 무대가 더 커졌다”며 “중국에 있는 전 세계 외국 사절이나 일반 중국인 속으로 들어가 국악을 보여줄 기회가 많아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권 명인은 중국에서 13년간 2200여회 공연을 했다. 관객과 혼연일체가 되는 신명나는 한바탕 공연들이다. “아리랑을 설명한 뒤 아리랑과 중국 민요인 모리화를 중국어로 부릅니다. 무대 아래 관중 속으로 내려가는 순간 관객과 눈빛도 마주치죠. 나중에는 함께 어우러져 몸도 마음도 함께 합니다.”

가야금, 판소리, 민요, 사물놀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공연에 반한 중국인들이 늘어나면서 권 명인의 보람도 커졌다. 특히 28일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선 제자들로 구성된 ‘가야금 연주반’ 1주년 기념 발표회가 열린다. 20∼30세 젊은 중국 직장인들로 구성된 연주반에는 중국에서 가야금 선생님이 되겠다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는 그가 발품을 많이 판 결실이다. 자비로 운영하는 ‘권태경의 찾아가는 국악교실’은 남부 일부 도시를 제외하곤 중국 전역을 누볐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국 전통음악의 전도사’라고 불리자 진짜 교회 전도사인 줄 알고 공안에서 도청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면서 “3∼5일간 공연 내내 함께하는 중국 관객이나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듣고 20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공연을 찾는 분들도 있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악이 한·중 교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국인, 특히 학생들은 한국과 한국인의 예의 바름, 배려, 서로 협동하고 사랑하는 마음 등 우리 국악의 근본 정신을 배우는 것 같다”면서 “자칫 현대 유행 음악에 함몰될 수 있는 현실에서 우리 음악을 통해 이런 정신을 가꿔간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명인은 “한·중 교류도 두 나라가 갖고 있는 특징을 잘 살려야 하고 서로 이해하며 맞춰 가는 게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하나하나 결실이 나오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태극기 한복을 입고 인민대회당에서 공연하는 날까지 정진해야죠.”

글·사진=신동주 베이징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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