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출판업 진출에 기존업계 바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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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1.10.17. 오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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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미국에서 전통 서점업계를 초토화한 인터넷 유통업체 아마존이 작가와 직접 계약을 통해 출판사업까지 진출, 출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올가을 중으로 도서 122권을 작가와 직접 계약, 자체 출간하기로 하는 등 출판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전 타임워너 도서부문 최고경영자(CEO)인 로런스 커쉬봄(67) 등 출판업계 베테랑들을 영입하고 있으며, 유명 영화감독 페니 마셜(69)과 회고록 출판 계약을 하는 등 유명 작가들에게 적극 '구애'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최근 한 무명 독일 작가의 역사 소설 '교수형 집행인의 딸(The Hangman's Daughter)'을 직접 출판, 전문 비평가들의 외면 속에서도 25만권 이상 팔아치우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아마존의 움직임에 대해 몇몇 대형 출판사들은 언급을 거부했으나, 멜빌하우스 출판사의 창업자인 데니스 로이 존슨은 "출판사들은 겁에 질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고 털어놨다.

출판 에이전트이자 전자책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리처드 커티스는 아마존이 서점에 이어 출판사, 출판 에이전트와도 직접 경쟁자로 떠올라 그들의 밥그릇을 가져갈 수 있다며 "모두가 아마존을 두려워한다"고 공포에 질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아마존은 출판업계의 우려가 지나친 '엄살'이라는 반응이다. 아마존의 한 경영진은 "이제 출판 과정에서 정말로 필요한 사람은 저자와 독자 뿐"이라고 언급, 향후 출판사 등 중간 단계의 '퇴출'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아마존이 자사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통해 도서 등 콘텐츠의 개발부터 홍보, 공급까지 전 과정을 도맡는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급해진 기존 출판사들은 아마존을 통해 직접 전자책을 내놓는 작가와의 출판 계약을 취소하는 등 아마존과 '직거래'하려는 작가들을 응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작가들은 이제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책을 독자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작가 로렐 새빌의 경우 자신의 모친에 대한 회고록이 뉴욕의 출판사들로부터 외면당하자 자비로 출판해 고작 600권을 팔았으나, 아마존이 이 책을 발견해 다음 달 재출간을 앞두고 있다.

새 소설을 쓰는 새빌은 "전통적인 출판사들은 힘이 다했다"며 "아마존이 내 소설을 좋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나와 아마존은 출판사의 황혼기를 기쁘게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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