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또래 멘토’ 꿈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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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개꿈 콘서트에서 또래 강연자로 나선 김종진군, 한솔씨, 이재희양(왼쪽부터)이 청중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용산구 제공

ㆍ서울 용산구 청소년미디어센터 ‘개꿈 콘서트’ 개설

ㆍ입시공부를 위한 강연 아닌 또래끼리 다양한 경험 나눠

ㆍ청소년 ‘꿈 부재’ 해결 도와

“저는 중학교 때 ‘찌질이’였어요. 하지만 작은 시도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전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종진군(18)이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선 ‘개(開)꿈 콘서트’란 이름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빨간색 후드티에 운동화를 신은 평범한 학생의 모습을 한 김군은 이날 토크콘서트의 강연자였다. ‘꿈을 연다’는 이름 그대로, 이 토크콘서트는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을 돕는 행사다. 강연자는 성공한 유명인이 아닌 3명의 ‘또래 멘토’였다.

공간은 소극장과 흡사했다. 작은 무대에 또래 멘토 3명이 올라와 차례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청중석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30여명이 모여 앉았다. 김군은 “5년 전 ‘중2병’을 앓았고, 제 미래에 대해 고민하다가 시에 빠졌다”며 말을 이어갔다. 김군은 좋아하는 시인들에게 무조건 e메일을 보냈다. 한 시인에게 답장을 받아 용기를 얻었고 이후에는 시집도 내고 영상의 매력에 빠진 뒤로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김군은 “작은 일이라도 자꾸 도전해보니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연자 한솔씨(23)는 시각디자인학과에 다니다 사회복지학과로 편입한 이야기를 했다. 한씨는 “전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며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끝까지 설득했고, 지금은 지역사회교육전문가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새내기 대학생인 이재희씨(19)는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개인사진전을 열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또래 멘토’들은 자신이 이룬 꿈이 얼마나 대단한가보다 어떤 꿈을 꾸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결심과 노력을 했는지를 말했다. 청중들에게도 꿈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심재환씨(19)는 “저의 꿈은 직업 개념이 아니라 저와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씨는 “저는 늘 ‘이런 강연은 왜 유명한 사람들만 이야기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꿈콘서트는 용산구 청소년미디어센터와 사회적기업 ‘담넘어’가 함께 마련한 자리다. 이들은 “청소년들의 ‘꿈의 부재’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입시위주의 공부를 위한 강연이 아닌 또래 멘토들이 다양한 직간접 경험을 들려주는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8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같은 장소에서 개꿈콘서트가 열린다. 콘서트 2주 후에는 또래끼리 관심사를 공유하는 뒤풀이 형식의 ‘개꿈파티’도 열린다.

김경은 청소년미디어센터 사무국 직원은 “또래들이 하는 강연이라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공감대가 생겨서 청소년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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