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훈련 종료, 비건 방한, 한반도 대전환 시동 계기로

2019.08.19 20:41 입력 2019.08.19 20:44 수정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한국을 방문한다. 이날은 열흘간 일정으로 진행돼온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되는 날이기도 하다. 비건 특별대표가 이 시점에 맞춰 방한하는 것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윗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에서 이 훈련이 끝나는 대로 실무협상의 재개를 희망했다고 전한 바 있다. 북·미 양측 모두 실무협상을 조속히 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셈이어서 비건 대표의 방한을 대화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반년가량 멈춰 있던 ‘한반도 평화시계’의 재작동을 의미한다.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을 방문할 예정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고위급회담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관심의 초점은 비건 대표가 한국에 머무는 사흘간 판문점에서 북한과 물밑접촉을 갖거나 실무협상을 전격 재개할지 여부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국면에도 북·미 간 소통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해온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의 전격 평양 방문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어떤 형태가 됐든 중요한 건 양측이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성과를 위해서라면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물론 ‘하노이’ 이후 양측이 비핵화 최종상태 및 로드맵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혔다는 징후는 뚜렷하지 않다. 따라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번에는 북한이 ‘체제안전보장’이라는 의제를 들고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복잡해질 수 있다. 게다가 북한에 대해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유지해온 비건 대표가 오는 10월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로 부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걸리는 대목이다. 미국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중차대한 협상 도중 대표가 교체되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만약 사실이라고 한다면 비건 대표가 추후 협상에 혼선이나 차질이 없도록 이번 방한기간 중 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남·북·미 대화 국면을 거론하며 “지금의 이 기회를 천금같이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한반도 주민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북·미 모두 이번에 반드시 성과를 내 한반도 대전환의 시동을 걸겠다는 각오로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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