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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

코딩 교육으로 스마트네이션을 꿈꾸다

디지털 교육 : 변화를 거듭하는 에듀 테크 (1)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출처: IDA 홈페이지>

2015년 5월, 싱가포르 리센룽(Lee, Hsien Loong) 총리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뜨거웠다. 2015년 4월 20일에 열린 스마트네이션 싱가포르 창립자 포럼(Founders Forum Smart Nation Singapore)에 참석한 리센룽 총리가 개회사에서 자신이 몇 년 전 C++ 언어를 이용하여 스도쿠퍼즐 해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고, 며칠 뒤 해당 코딩 내용을 본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것이다.

리센룽 총리가 만든 스도쿠퍼즐 해결 프로그램. <출처: 리센룽 총리 페이스북 페이지>

리센룽 총리는 단순히 본인의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것을 넘어 “x가 (이진)정수라면, (X&-x)는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버그(bug; 프로그램 오류)를 발견하면 알려달라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실제로 의견을 남긴 사람들과 토론을 하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드러냈다. 해당글은 1만 6,000번 이상 공유되며 싱가포르 국내·외의 코딩 전문가 및 비전문가 모두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영국 BBC에 보도되기도 했다.

실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 및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리센룽 총리는 다양한 공식 석상에서 싱가포르가 진정한 스마트네이션(Smart Nation)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래 기술을 만드는 법과 코딩하는 법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전산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열성적인 코딩 교육 전파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nfocomm Development Authority, IDA)은 2014년 4월, 코딩 교육 전파 계획인 ‘CODE@SG’를 시작했다. CODE@SG는 어렸을 적부터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쳐 전산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코딩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켜 향후 이 아이들이 기술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며 진행되고 있는 CODE@SG에는 실시 후 1년째인 2015년 4월 기준, 2만 3,5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2016년 4월까지 총 7만 2,000명의 학생들에게 전파될 계획이다. 몇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재미있는 코딩(Code for Fun)

Code for Fun 프로그램. <출처: IDA 홈페이지>

IDA와 교육청(Ministry of Education, MOE)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에 대해 소개하며, 이름처럼 코딩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싱가포르 내 공립학교 담당자가 IDA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IDA에서 파트너십을 맺은 코딩 교육기관을 학교에 파견하여 코딩 수업을 진행한다. 이때 IDA가 프로그램 교육 비용의 70%와 교육에 필요한 장비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2. 코딩의 고수(Ace of Coders)

코딩의 고수 경진 대회. <출처: IDA 홈페이지>

IDA는 다양한 ‘전국 정보통신 경진 대회(National Infocomm Competition)’를 주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코딩의 고수’다. 경진 대회라고 하니 엄숙하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은 학생들이 모여 함께 코딩을 이용해 대결을 펼치는 게임 대회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코딩 게임 사이트인 코드컴배트 사이트(CodeCombat.com)에 접속하여 레벨1을 깬 후, 온라인(www.classmentors.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본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흔히 온라인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튜토리얼(tutorial)을 통해 게임 방법을 익히듯이, 코딩 게임 진행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주기 때문에 한 번도 코딩을 해보지 않은 학생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딩의 고수 경진 대회 참가 신청을 하면, 게임 공략 레벨에 따라 부여되는 배지(badge) 등급을 바탕으로 팀별·학교별 랭킹도 볼 수 있다. 또 랭킹 상위 10개 팀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경진 대회에 초대된다. 이 외에도 IDA는 모바일 앱 개발 대회인 ‘아이코드(i.code)’, 온라인 게임 개발 대회인 ‘싱가포르 게임 개발 대회(Singapore Games Creation Competition, SGCC)’와 같은 다양한 경진 대회를 주최하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3. 버스 안 PC방(Lab on the Wheels)

버스 안 PC방. <출처: IDA 홈페이지>

최신 기술이 장착된 이 40인승 버스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다양한 신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4년 11월 8일 운행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이 버스 안에서 코딩으로 게임 만들기, 로봇 프로그래밍하기, 3D 기술 체험하기, 전자기기 조립하여 만들기, 드론 체험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델(Dell), IBM,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오라클(Oracle), 레고(Lego) 등 약 20여 개 기업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버스 안 PC방은, 2016년까지 80여 개의 초등학교를 돌며 약 1만 6,000명의 학생들에게 시승 기회를 줄 예정이다. 버스 운행 일정을 알고 싶거나 학교 방문 예약 신청을 하고 싶다면, IDA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를 위한 코드

2015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코딩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싱가포르 학생 총 2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6%가 “코딩은 멋지다!(Coding is cool!)”라고 대답했고, 66%가 학교에서 코딩을 배우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44%의 학생들은 이미 온라인 강좌를 통해 코딩에 대해 배웠다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학생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해 빨리 배우고 따라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코두 게임.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5개월 뒤인 2015년 7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IDA와 함께 ‘코드 포 체인지(Code for Change)’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는 싱가포르 내 젊은 인재들의 전산적 사고력 개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3년 이내 1,200만 명의 참여를 목표로 한다. 발표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상무이사 제시카 탄(Jessica Tan)은 “코딩은 더 이상 이공계(STEM) 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코드 포 체인지는 다양한 학력 및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미래의 핵심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코드 포 체인지는 코두 코딩 워크숍(Kodu Coding Workshop), 아워 오브 코드(Hour of Code), 터치 디벨롭먼트(Touch Development), 프로젝트 스파크 워크숍스(Project Spark Workshops) 등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코두 코딩 워크숍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코두는 아이들이 간단한 코딩을 이용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놀면서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창의력, 문제 해결력, 스토리텔링 등을 배울 수 있어서 2009년 론칭 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워 오브 코드 화면. <출처: 코드닷오알지 홈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아워 오브 코드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고학년 및 중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는 본래 비영리조직인 코드닷오알지(Code.org)에서 시작한 것으로, 코딩에 일단 1시간만 투자해 보라며 학생들에게 동기 및 흥미를 유발한다. 또한 ‘모든 학생에게 컴퓨터과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모든 교육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해당 프로그램을 단순히 후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함께 다양한 교육 자료 제작에까지 참여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이매진 컵 대회 모습. ⓒImagineCup/flickr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 컵 대회(Microsoft Imagine Cup Competition), 유스스파크(YouthSpark)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과학 전문 인재를 키우고자 노력해온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코드 포체인지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싱가포르에 어떤 변화와 발전을 가지고 올지 기대된다.

스마트네이션으로 거듭나는 싱가포르

2014년 11월,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는 싱가포르의 향후 비전으로, ‘스마트네이션’을 제시했다. 그동안 싱가포르는 꾸준히 정보통신 개발 종합 계획을 실시하며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그런데 이제는 단순한 기반 건설을 넘어 도입되어 있는 다양한 기술을 통합적으로 이용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싱가포르를 지속가능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스마트네이션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리센룽 총리는 싱가포르가 스마트네이션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교육을 들었다. 우선 정부가 필요한 시설 및 시스템을 구축하겠지만 결국 이를 활용하고 향후 더 좋게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리센룽 총리

코딩 교육 활성화를 통해 싱가포르 정부는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싱가포르 정부는 IT 전문가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아왔다. 해외 인재 유치도 활발히 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가의 인적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까지 모두 아웃소싱에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학생들이 IT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코딩 교육이 그 역할을 수행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IT 전문가가 아니라 다른 직종의 일을 하게 되더라도, 코딩 교육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을 직장에서나 일상생활에서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모험정신과 실험정신까지 키우게 되어 국가 내 혁신을 추구하는 문화가 생겨나길 바라는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재 정부기관, 교육기관, 기업 등 여러 주체가 코딩 교육 활성화를 위해 협업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코딩 교육을 제공하는 사립 교육 기관도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 또한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딩의 재미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의 'SW 중심사회 실현 전략' 발표 모습. 초등학교는 2017년, 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교과목을 편성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현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세부적인 실행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싱가포르처럼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여하는 문화를 조성한다면, IT 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발행일

발행일 : 2016. 02. 18.

출처

제공처 정보

전 세계 85개국에 흩어진 KOTRA의 주재원들은 2015년 한 해 지구촌 곳곳에서 새롭게 떠오른 시장과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던 상품과 서비스, 기발한 소비자들을 목격하고 취재한 정보를 담은 책. 주재원들이 직접 각 나라의 시장에서 뜨고 지는 상품을 접하며 그 나라 소비자들과 호흡하고 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세계의 지금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소개한다.

  • 임정연 싱가포르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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