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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사일 쏘며 한국 조롱한 北, "한미훈련 터무니없다"는 트럼프

입력 : 
2019-08-12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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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일 함경도 함흥 일대에서 2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이번 도발은 한미연합훈련에 시비를 건 지난달 25일 미사일 발사 이후 다섯 번째다. 훈련이 종료되는 이달 20일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추가로 감행될 것으로 보인다. 도발이 일상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별도로 우리를 향해 조롱하는 듯한 언사로 공세를 병행했다.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의 담화에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앞으로 대화를 해도 미·북 사이에 열리지 남북 간엔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라"거나 "(미사일)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쩔쩔매고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린 꼴이 가관"이라는 등의 막가자는 표현으로 일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막무가내식 언행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터무니없고 돈 많이 든다(ridiculous and expensive)"고 불만을 표해 우리를 당황케 한다. 그는 10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에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에게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앞둔 노골적인 압박일 것이다. 친서의 많은 부분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는데 김 위원장을 달래려는 취지였더라도 5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시점에 할 얘기는 아니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김 위원장의 친서를 보면 3차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행보가 빠르게 돌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비핵화 협상에 한국을 쏙 뺀 채 미·북이 직거래하는 형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야당의 비판에도 북한을 무작정 껴안기만 하려는 현 정부의 태도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던진 조롱을 보면 마치 우리만 짝사랑하는 듯하지 않나. 비핵화든 관계 개선이든 북한과의 협상은 한미 간 굳건한 협조 아래 일관성 있는 원칙을 갖고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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