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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G 1년, 그 화려했던 약속은 어디 갔나

입력 : 
2020-04-06 0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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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2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536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9.5%까지 올라왔다. 2월 한 달 동안만 40만명이 가입해 코로나 사태를 무색하게 했다. 산업 쪽에서도 주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듀얼스크린, 5G 태블릿 등 5G용 단말기에서 국내 제조사들이 앞서 나가고 있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5G 단말기 점유율은 세계 1위로 43%에 이른다. 화웨이·에릭슨·노키아가 견고한 3강체제를 이루는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5G 장비를 앞세워 판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5G 통신장비 시장 삼성전자 점유율은 23%로 노키아를 앞질렀다. 5G가 전체 통신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작지만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역전이다. 통신사들의 5G 네트워크 투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중소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도 관찰된다.

그러나 개인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5G 효과는 썩 커보이지 않는다. 5G는 당초 기존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수많은 가입자들이 툭하면 끊기는 '불통 5G'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5G는 전파 도달 가능 범위가 짧아 많은 기지국이 있어야 하지만 2월 말 현재 5G 기지국 수는 10만8896국으로 LTE의 13%에 불과하다. 5G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클라우드 게임 등에서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콘텐츠의 질과 양 모두 빈약하며 LTE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5G 단말기는 기본 100만원을 호가하고 중저가 요금제가 도입되지 않아 이용자 다수가 월평균 8만원 이상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LTE보다 별로 나을 게 없다면 불만이 안 생길 수 없다. 세계 최초 상용화로 확보된 비교우위는 양질의 서비스와 콘텐츠 경쟁력으로 확대 발전돼야 한다. 5G 패권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신발끈을 고쳐 매고 힘차게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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