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ㅇ초등학교 영어교사 … 담임은 점수로 '귀족' '노예' 구분
26일 치르는 학업성취도 평가 준비과정에서 충남의 한 초등학교 영어교사가 '공부를 성실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학생당 90대씩 발바닥을 체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충남 아산시 ㅇ초등학교 6학년 한 학급 전체 학생 25명 중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교사로부터 회초리로 발바닥을 90대씩 맞았다.
해당 학급 학부모와 학생들에 따르면 "성취도 평가 대비용 요점 프린트물을 가지고 오지 않아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았다"고 밝혔다. 또 담임교사도 점수에 따라 아이들을 귀족에서 노예까지 신분을 구분해 대우했고 점수가 낮은 아이들은 "나는 수학을 못해서 노예입니다"라고 말하게 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영어교사는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 3월부터 친 시험 중 18회 분량을 한 회당 5대씩 계산해 19일 영어시간에 한꺼번에 아이들 발바닥을 각각 90대씩 때렸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담임교사도 "아무리 아이들이 원하는 게임방식이지만 신분을 나누는 명칭부터가 잘못이었다"고 시인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기가 막힌다"며 "아이가 왜 학교에 가기 싫어했는지, 왜 양말을 두개씩 신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해당 학교 윤 모 교장은 "사건이 일어나는 날 출장 중이었다"며 "영어교사는 올해 4년차로 열의가 넘쳐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고 담임교사도 아이들 의견을 반영한다는 게 이런 문제를 낳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학교측은 학부모들에게 담임교사와 영어교사가 사과하는 선에서 사건을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아산시교육지원청 김광희 교육장은 "사실을 확인해 교사의 의도를 알아보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일제고사반대 아산지역공동대책위원회 박준영 위원장은 "이번 일은 성적만능 학벌만능으로 교육을 몰고 갔을 때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철학 없이 정책을 펼치는 교육관계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ㅇ초등학교는 2010년 학력향상중점학교 우수학교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엔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각종 우수사례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아산 노준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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