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통탄스런 일" "어쩌자는 거냐"…분노·한숨의 對국회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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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2.24.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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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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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제자문회의 20분 발언…수차례 책상 치고, 10초간 침묵
"서비스산업발전 가로막고, 어떻게 일자리 기대" 한숨 짓기도
野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향해 "기가 막힌 현상"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유기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노동 4법 등 일자리 창출법안들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국회에 단단히 화가 났다.

연초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고조된 안보위협에 대(對) 국회압박을 자제해온 박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20분간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를 향해 "자다가도 통탄스러운 일"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도대체 어쩌자는 것이냐" "기가 막힌 현상" 등 격정어린 말들을 쏟아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선거구 획정보다 민생·경제 법안 처리를 우선적으로 처리해 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20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 안을 먼저 처리한 데 대해 책상을 치며 비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발언 도중 수차례 책상을 치며 "국민에게 얼마든지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안 하고 우리를 지지해 달라 그거 국민이 지지해서 뭐를 할거냐"고 강하게 반문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형태의 국회를 바라본다는 것은 국민들로서는 좌절감밖에 가질 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에선 국회에 대한 실망을 넘어선 '원망(怨望)'이 곳곳에서 배어나왔다.

박 대통령은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있는데 시대에 전혀 맞지 않는 노동시장을 변화시키고 개혁시키지 못하면서, 또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을 가로막으면서 어떻게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 있겠냐 하는 그런 자조 섞인 그런 생각도 든다"며 한숨을 지었다.

박 대통령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은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더 늘려서 우리 청년들과 중장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뻔히 알면서도 법에 가로막혀서 그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 이거는 정말 자다가도 몇 번씩 깰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시대에 맞지 않는 노동시장 그 옷을 입고 너무나 고통스럽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 우리가 거기에 맞는 그 옷을 지어놓고 또 고통스러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도 노력해서 만들어놓고 준비를 해놓고 있는데 법이 가로막아서 이 옷을 입지 마라, 이 약도 먹으면 안 된다한다"며 "환자나 맞지 않는 옷을 껴입은 사람은 계속 고통스러운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민생입법 촉구 천만서명운동'을 언급하며 "왜 엄동설한에 많은 국민들이 나서서 그 곱은 손을 불어가며 서명하겠나. 국회가 (입법을) 막아놓고 어떻게 국민한테 또 지지를 호소할 수 있나"고 질책한 후 약 10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 야당이 테러방지법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많은 국민이 희생을 치르고 나서 통과를 시키겠다는 얘기냐. 이거는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1400여일 전에 법이 통과가 됐다면, 지금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는 제조업의 몇 배가 되는데,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미래를 희망차게 설계하고 있었을 것 아니겠나. 뭣 때문에 1400일이 넘는 동안에도 이 법을 통과시키지를 않고, 지금도 통과시킬 생각이 없고, 도대체 어쩌자는 건가. 도대체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건가"라며 격정어린 질책을 잇달아 쏟아내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일자리와 관련한 토론이라서 (박 대통령이) 다소 (강도높은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발언하다보니 감정이 생기신 것 같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birak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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