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차이나타운’으로 불리는 남구 야음장생포동에 중국어 간판을 내건 유흥업소와 음식점 등이 영업 중이다.(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울산지역 외국인 수가 매년 급증해 지난해 2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제 지역의 다문화, 다인종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다.

14일 안전행정부와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울산지역 외국인(국적 미취득자) 수는 2만1,655명으로 지난 2009년 1만5,480명에서 5년 사이 약 3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근로자가 1만829명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결혼이민자 2,751명, 외국국적동포 2,408명 순이었다.

외국인 수가 늘어남에 따라 외국인 범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외국인 피의자는 671명으로 지난 2009년 390명에서 5년 사이 약 72%늘었다.

특히 외국인에 의한 살인사건이 지난해 4건을 비롯해 지난 3년간 9건이 발생해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구 야음장생포동의 한 음식점에서 우발적인 시비로 옆자리에 있던 중국인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 당모(42)씨가 구속됐다. 중국인 당씨는 불법체류자였던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지난해 말에는 남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같은 동포에게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두른 중국인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 일대에서는 중국인을 종업원으로 고용해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일삼은 중국인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하는 등 과거 단순 범죄에서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근로자가 대거 유입된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이 생기고 있다. 울주군 온산읍과 동구 방어동, 남구 야음장생포동이 외국인근로자 집단 거주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울주군 웅촌면과 온양읍, 동구 남목2동, 북구 효문동 등지에도 적지 않은 외국인이 살고 있다.

이들은 주로 거주 임대료를 절약하기 위해 3~5명이 한방(원룸)에 공동 거주하다 보니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내국인들의 인식도 악화되고 있다.

무리를 지어 야간에 술을 마시고 큰 소리를 내 위압감을 주고 있으며, 쓰레기 무단투기가 일상화돼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호소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밀집지역은 주거비용이 저렴하고 공단 배후지지역에 형성되는데다 내국인은 떠나는 현상으로 해당 지역이 슬럼(slum)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내국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막연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는 외국인들이 몰려다니는 자체만으로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다 보니 이런 문제는 더 커진다.

실제 외국인의 인구 1만명당 범죄건수는 약 299건으로 내국인 364건보다 65건 적다. 하지만 살인, 강도, 성범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는 외국인이 129건으로 내국인 105건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울산지방경찰청 정지원 외사계장은 “외국인 집단 거주지의 치안이 다른 곳과 비교해 나쁜 편이 아닌데도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체감치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울산에도 외국인이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지역사회 차원의 공동노력도 요구되고 주민들의 시선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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