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창업시대] (6) 팁스(Tips) 타운…스타트업 키울 어벤져스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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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팁스타운에서는 입주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이 진행된다.

‘모든 예비 벤처사업가가 꿈꾸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의 甲’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신기술로 무장한 벤처기업 육성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나 창업지원 기관도 예전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정부주도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대다수인 가운데 신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역량부족의 공무원이 창업지원 심사관에 자리하거나, 신청서·사유서 등 비효율적으로 요구하는 과도한 페이퍼워크(Paper Work)로 본업에 충실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예비창업자들도 많다.

팁스는 그간의 정부주도 창업지원을 탈피한 새로운 민간주도 투자방식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팁스(TIPS)란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의 약어로 정부와 엔젤투자사, 엑셀러레이터가 함께 만들어가는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지원방식은 성공벤처인 또는 엔젤투자사가 유망 창업팀을 선별하여 투자 후 정부에 추천하면 정부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창업팀을 최종 선정한 후 R&D, 창업자금, 해외시장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전방위로 돕는다. 벤처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 엔젤투자사가 창업팀을 엄선해 직접 투자한 이후 정부 지원금을 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집중 멘토링, 인큐베이팅을 통해 창업 성공률을 근본적으로 높인다.

예비 벤처사업가들이 팁스타운을 꿈꾸는 데에는 빵빵한 지원금 이전에 쟁쟁한 이름값의 운영사가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6월부터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노정석 파이브락스 대표가 설립한 패스트트랙아시아 등 5개 운영사 선발을 시작으로 더벤처스(호창성, VIKI창업자), 퓨처플레이(류중희, 올라웍스 창업자) 등의 엔젤투자사와 본엔젤스(장병규 네오위즈 창업자) 등의 초기전문벤처캐피털(VC),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기술 대기업 3개사 등이 포진해 있다. 올해까지 매년 운영사를 추가한 팁스타운은 올해 5월 기준으로 18개 운영사가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접 투자하고 육성하고 있다.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임지훈 카카오 대표(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카카오 임지훈, 프라이머 권도균, 더벤처스 호창성 등

쟁쟁한 운영사가 직접 벤처 성공 가능성 진단

‘어벤져스급’의 운영사들에 눈에 띈 창업팀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팁스타운에 입주할 수 있고 최장 3년간 최소 1억원을 운영사들에게 지원받고 R&D투자자금 최대 5억원, 창업자금 1억원, 엔젤투자매칭펀드 2억원, 해외마케팅 비용 1억원 등 최대 9억원을 추가로 투자 및 지원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팁스타운에 입주한 창업팀은 90개로 총 208억원의 엔젤투자와 286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이 투입됐다.

팁스벤처타운 입주 때 기업들은 3D프린터를 비롯해 3D스캐너, CND 밀링머신 같은 설비를 비롯해 작업·협업공간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다른 기업과 인적·기술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수준 높은 멘토 군단의 지원과 상당한 지원금 덕에 창업시장에서 단연 인기가 높은 팁스는 민간주도 기술창업 플랫폼으로 점차 안착해 가고 있다. 고급기술 인력들의 벤처창업 도전을 확대하는 동시에 선배 기업가들이 후배 기업에 성공 회수자금을 재투자하고, 엔젤투자 시장, M&A 시장, 벤처캐피털 후속투자 시장도 활성화하는 등 창업생태계가 선순환되는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공무원 아닌 운영사 눈에 들어야

팁스타운 입주 기업 선별은 정부가 아닌 철저하게 운영사의 손에 달렸다. 운영사는 정부로부터 창업팀을 추천할 수 있는 T/O(1, 2배수)를 매년 받는다. 운영사는 민간시장 시각에서 유망창업팀을 발굴하고 1억원 이상 엔젤투자와 함께 정부에 추천하고 정부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하면 창업팀을 보육센터에 입주시켜 멘토링과 투자를 함께 진행한다.

팁스 지원을 희망하는 창업팀은 기술기반 아이디어 및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가진 2인 이상 창업팀이어야 하며 운영사에게 연락하면 된다. 이때 여러 운영사와 연락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운영사를 골라서 팁스에 참여하면 된다.

윤세명 중기청 서기관은 “현재 등록된 18개사의 운영사로부터 추천을 받은 기업을 정부가 심사해 최종 결정을 하고 이 기업에 대해서는 운영사가 1억원 이상 의무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최종 선정된 기업은 정부로부터 매칭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타운에 입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청에 따르면 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스타트업은 평균 2억5000만원 정도를 운영사로부터 투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선정된 창업팀에게 R&D자금 5억원과 함께 창업자금 1억원, 엔젤투자 매칭펀드 2억원, 해외마케팅 지원 1억원 등 추가로 4억원을 연계하는데 창업팀 사업능력, 현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발굴과 투자의무를 진 운영사는 정부와 연계지원을 통해 창업사의 일부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경영참여를 막기 위해 최대 지분 확보 비율은 40% 이내로 제한한다. 창업팀은 융자나 담보가 아닌 성공벤처인 주도 운영사의 지분공유를 통해 투자방식으로 자금을 유치해 무자본이라도 창업이 가능하다. 정부자금이 매칭 지원됨에 따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60% 이상 지분을 보장받아 향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갈 수 있다. 또한 창업 성공경험을 갖춘 전문가의 멘토링으로 성공 노하우를 전수받아 시행착오를 줄여 성공률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이스라엘의 경우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TIP프로그램의 창업성공률이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팁스타운 관계자는 “현재 운영사가 취득한 지분은 평균 20%를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패 부담금? NO! 일부 자금 상환 성공의 조건 4가지는?

운영사와 정부로부터 교육과 자금지원 등을 받는 벤처는 실패할 경우 지원금 상환을 포함한 어떠한 페널티도 지지 않는다. 다만 지정된 4가지 성공요건을 갖춘 경우 일정 자금 상환의무를 지게 된다. 성공요건은 M&A, IPO, 20억원 이상 후속 투자유치 등 4가지로 매년 매출액의 3%씩 지원받은 정부 지원금의 40%를 갚아 나가면 된다.

창업팀이 본격적으로 선정된 지 1년 반 정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들도 나타나고 있다. 다수의 창업팀이 M&A 성사, 글로벌 해외투자자 등 후속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1월 ‘어린이집 모바일 기반 스마트 알림장’ 서비스를 개발한 ‘키즈노트’를 다음카카오가 인수·합병한 것을 시작으로 비주얼 기반 코딩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엔트리코리아가 네이버에 인수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재 2~3개 팀이 글로벌 기술대기업 등과 M&A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진출도 활발하다. 창업팀의 50%가 해외진출 계획을 갖고 중국, 일본, 북미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17개 팀이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구글, 애플 등 해외 우수인력을 공동창업자로 둔 팀이 14개에 달하고 해외투자자로부터 엔젤 및 VC투자도 1000만달러 이상 유치했으며 조인트벤처방식 나스닥상장 협의 등 향후 글로벌 진출성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주차공간을 알려주는 파킹스퀘어의 앱, 파크히어는 다음카카오와 기술제휴를 통해 ‘다음지도’에 입성했으며 적외선 센서 전문기업 스트라티오코리아가 미국 SBIR 프로그램 및 스타트업 칠레에 선정되는 등 공동 인큐베이팅 성과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팁스는 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한국의 대표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부산 들어서는 제2의 팁스타운, 지방 예비창업자들 신명나겠네!

팁스타운의 성공에 힘입어 부산시는 최근 지역의 기술 기반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부산형 팁스타운을 조성할 것이라 밝혔다. 부산시는 우선 제조업과 IT가 융합하는 ‘부산형 팁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으며 젊은 창업가들이 선호하는 창업지원 기반시설이 집중된 지역인 해운대 센텀지역에 12월 중 팁스타운을 조성하기로 했다.

김규옥 경제부시장은 지난 9월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운대 센텀지역에 오는 12월 초 개소를 목표로 TIPS 타운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서만 유일하게 운영 중이어서 지역의 어려운 창업환경 때문에 유망 벤처기업의 수도권 이전을 가속화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팁스 운영사는 창업가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면서 기술개발부터 해외영업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창업신화를 이루도록 할 계획이다.

팁스타운은 기술창업 기업을 선호해?


2015년 5월 현재 팁스에 선정된 총 90개 창업팀 가운데 기술 분야별로 소프트웨어 34%, 모바일 IT 26%, 의료·바이오 17%, 사물인터넷(Iot) 7%, 기계소재 12% 등으로 주로 모바일 IT업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을 망라하고 있다. 공동창업자 237명 가운데 78%가 이공계 출신이며 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 30%가 글로벌 기업 출신 경력자다. 교수,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8%에 달했다. 44%가 석·박사 인력으로 국내 전체 창업자 평균 3.9%를 훨씬 웃돌고 있으며 57%가 국내외 유수대학 출신자다. 스탠퍼드, MIT 등 해외유학 경험자들도 30명 이상 포진하고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2호(2015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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