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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최전선 대구·경북을 응원한다

입력 : 
2020-02-26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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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강타한 대구는 극심한 공포와 불안, 고립감에 빠져 있다. 감염 공포로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며 거리는 텅 비고 극장과 쇼핑몰 등 평소 북적였던 곳에도 발길이 뚝 끊겼다. 아예 문을 닫고 장사를 접은 식당과 상점도 적지 않다.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대구는 적막감이 감도는 도시로 바뀌었다. 청송 등 경북 지역도 마찬가지다.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80%는 대구·경북 지역에 몰려 있다. 어제도 수십 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확진자가 늘면서 대구·경북은 의료진과 방역물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지역 보건소를 선별진료소로 전환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밀려드는 의심 환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정부는 대구·경북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대구를 전격 방문해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범국가적 총력 지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부터 대구에 상주하며 코로나19 대응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전 국민의 성원과 응원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대구·경북에 감염 확산 책임을 돌리며 혐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몰아붙여서는 곤란하다. 말과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어제 열린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최대한의 봉쇄 정책'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봉쇄'라는 용어가 논란이 되자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하라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봉쇄'라는 말은 '우한 봉쇄'처럼 물리적 이동을 제한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확산과 전파를 막겠다는 의도였다면 '봉쇄'가 아닌 다른 표현을 썼어야 했다. 그러지 않아도 심한 고립감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다수 국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힘내요 DAEGU(대구)' '#경북 파이팅' 같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고 있고, 의료물품 지원과 성금 등 온정의 손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혐오와 배제가 아닌 연대와 공동체의식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인데 성숙해진 시민의식을 보는 것 같아 뿌듯하다. 우리는 수많은 국난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모두 힘을 합치면 이번 사태도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대구·경북을 응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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