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 교육센터는 국회도서관, 수원시평생학습관과 공동주관으로 2월 15일, 18일 이틀간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엽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듯, 사람책을 빌려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방식인데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휴먼라이브러리의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편견의 대상이 되는 사람과 그 편견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희망제작소에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당신의 편견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해피로그, 페이스북 등을 통해 800여 개의 편견이 모였는데요. 그 중 반복되는 답변 등을 제외하고 주제별로 묶어 어떤 편견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의 의견을 정리해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직업에 관한 편견이 108개로 17%로 1위를 차지했고, 외모, 성별 등에 관한 편견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1위를 차지한 직업을 대상으로 한 편견을 직업 종류 별로 다시 나누어보았습니다.
이 중에서 사람들의 편견이 많은 그리고 응답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미있을 만한 직업군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나누어줄 사람책을 찾았습니다.
([표2]에서 파란색 막대는 이번 휴먼라이브러리에 대출가능한 사람책을 표시한 것입니다.)
아래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지니고 있던 Best 3 사람책입니다.
Best3 중 두 권의 사람책만 슬쩍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제목
"비행 청소년, 세계를 누비는 활동가가 되다."
비영리 활동가 / 휴먼라이브러리 / 로니 애버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서문
나는 소위 ‘비행 청소년’이었다. 반항심에 어린 시절을 함부로 보냈다. 그러다 우연한 폭행 시비로 친한 친구가 죽었다. 그 순간 퍼뜩 정신이 들었다.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았고, 난 소중한 내 친구를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왜 내게 그리고 내 친구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아무도 답을 주지 못했고, 이후로 나는 청소년 폭력 방지를 통해 비행 청소년들을 계도하는 활동을 하게 되었다.
내가 휴먼라이브러리를 처음 기획한 건 2000년도다. 덴마크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 ‘청소년들의 시야를 넓히면서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좋은 이웃으로 성장하게 하는 장’을 기획해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다. 고민을 하다 ‘그냥 대화를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다양한 사람들이 사람책으로 그리고 독자로 참여했다. 그런데 웬걸. 호응이 뜨거웠다. 독자로 참여한 청소년도 사람책들도 즐거워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의 동네에서 자신의 나라에서 행사를 열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렇게 누구나 쉽게 열 수 있는 이 행사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나를 지구 반대편 여기 한국까지 오게 했다.
나는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곳에서 또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목차
1. 비행 청소년이라기보다 꿈꾸지 않았을 뿐
2.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3. 당신에게 흑인 친구가 있다면?
4. 당신도 누군가에게 사람 책이 될 수 있다.
추천합니다
왜 책보다 사람인지 휴먼라이브러리의 시작이 궁금한 분
휴먼라이브러리의 경험을 나누고 싶으신 분
비행 청소년, 싱글 대디, 시민운동가… 그 어떤 이름으로라도 불러 주세요!
제목
“철밥통으로만 알기엔, 부족해”
공무원 / 강평석 (완주군청 마을회사육성팀장)
서문
나는 1989년도에 대학교를 졸업했다. 경영학을 전공하였기에 그 당시 인기가 높았던 증권회사에 입사했다.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 6년을 버티고, 34살에 늦깎이 공무원이 되었다. 첫 10년간은 법과 예산을 방패막이 삼아 지낸 전형적인 공무원다운 세월이었다.
2009년도, 우연한 기회로 하게 된 희망제작소에서의 1년간 파견생활은 안이했던 생각과 행동을 바꿔놓았다. 그야말로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무원’은 당시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현 서울시장)가 내게 붙여준 칭찬이다.
지금 내 역할은 마을회사육성담당. 흔하지 않은 직책이다. 마을공동체 사업과 관련된 행정업무를 총괄하며, 완주군 마을공동체의 어제와 오늘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현재 진행 중인 마을공동체는 102개소, 지난 해 유독 속을 썩인 마을공동체들도 있지만 모두가 소중하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으랴!
지난해 3월 농림축산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청와대 영빈관)에서는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수사례로서 <완주군의 농업혁신, 농촌활력창출 사례>를 보고하였다. 청와대에서 경험한 세 번의 ‘멘붕’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농촌을 살려내는 참말로 어렵고 과중한 업무이어서 때론 힘들지만, 월급쟁이 공무원이 아닌 보람과 긍지가 가득한 진짜 공무원이길 꿈꾼다.
목차
1. 34세에 늦깎이 공무원이 되다.
2. 법과 예산을 방패막이 삼아 지낸 10여 년
3. 시민단체(희망제작소)로 출근하는 공무원, Turning-Point가 되다.
4. ‘대한민국 최고의 공무원’이라는 칭찬을 듣게 된 사연
5. 완주군 마을공동체 어제와 오늘을 책임지는 ‘마을회사육성담당’
6. 102개의 말썽꾸러기 손가락들
7. 청와대에서의 완주군 농촌 활력 창출사례 소개, 세 번의 멘붕은 보너스
8. 월급쟁이 공무원이 아닌 보람과 긍지가 가득한 진짜 공무원을 꿈꾼다.
이런 방식으로 총 23명의 사람책들을 오는 2월 15일 국회도서관 나비정원 서가에 비치했습니다. 23명의 사람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책 제목만 보아도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궁금해지지 않으시나요? 휴먼라이브러리와 사람책 그리고 사람책들이 말하는 편견, 그 속 깊은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