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측 증인 "잠도 못자고 디자인 했는데..."

일반입력 :2012/08/15 09:23    수정: 2012/08/15 17:50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가 아이폰 운영체제(iOS)의 아이콘 디자인을 베꼈다는 애플측 주장을 일축했다. 증인석엔 10년간 삼성에서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담당해온 수석 디자이너가 올랐다.

14일(현지시간) 씨넷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애플과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 왕지연 씨가 증인으로 출석, 애플측 아이콘 디자인 침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왕 씨는 먼저 애플이 주장하는 아이콘의 고유성을 일반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터넷, 웹사이트, 공항 등 어디에서나 수많은 아이콘들을 볼 수 있다. 나는 이 모든 것에 주목했다라고 말했다.

또 삼성에서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장시간 디자인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2~3시간에 불과했으며, 이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고 태어난 아기도 돌볼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통화와 사진 애플리케이션 이미지 등 애플이 침해를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을 이어갔다. 애플은 통화 앱의 전화 모양과 초록색 배경, 사진 앱의 꽃 이미지를 삼성이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해바라기 꽃 이미지를 사진 앱에 사용해왔다.

왕씨는 통화 앱은 삼성에서 내부적으로 아령(dumbbell)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아령 이미지는 왕 씨가 입사하던 2002년 이전에 삼성 내부에 존재하던 것이며, 초록색을 선택한 것은 녹색이 진행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 내부에도 AMOLED LCD를 위한 꽃사진의 배경화면이 있었다. 우리팀 모두가 그 사진을 좋아했고, 때문에 아이콘에 이 사진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라고 말했다.애플측 반대심문에서도 왕 씨는 자신의 견해를 유지했다. 애플은 왕 씨에 지난 2010년 2월 제작된 삼성 내부 평가 보고서를 보여줬지만 그는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문건이라고 답했다. 이 보고서는 아이폰과 출시 전 갤럭시S를 비교한 내용을 담았다.

애플 측 변호인은 삼성이 휴대폰 다이얼 키패드를 어떻게 디자인했는지도 따져 물었으나, 왕 씨는 오히려 애플 디자인이 계산기 같다고 답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는 매우 혼란스러운 아이콘이라며 내가 그것을 처음 봤을때 계산기처럼 보였고, 그래서 전화로 인식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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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은 이날 오전, 우드워드 양 하버드대 전기공학과 교수도 증인으로 채택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이 특허를 주장한 항목은 ▲사용자가 이메일에서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첨부해 보내는 기술 ▲사진 갤러리와 카메라 기능을 빠르게 전환하도록 한 기술 ▲모바일 기기에서 MP3 파일을 재생하며 다른 앱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기술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