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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밝혀내는, 작지만 꼭 필요한 근거지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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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밝혀내는, 작지만 꼭 필요한 근거지가 되겠다

[조합원 교육] 프레시안은 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는가

"<프레시안>이 우리 사회의 진실을 밝혀내는, 작지만 꼭 필요한 근거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이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지 1주년을 맞았다. 이에 <프레시안>은 현재 한국 사회의 언론 환경과 <프레시안>의 전환 이유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5월 29일 박인규 이사장은 서울 신길동 아이쿱 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프레시안은 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는가'를 주제로 조합원 대상 교육을 가졌다.

박 이사장은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이유를 '음수사원'(飮水思源 :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하라는 뜻)이라는 사자성어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 재직 당시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경향신문이 청와대의 기관지였던 시절, 정부의 농촌 정책이 잘되고 있다는 홍보성 기사가 나왔다. 그때 몇몇 기자들이 아무리 정부 기관지라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사장실에 올라가서 항의를 했다. 근데 사장실에 ‘음수사원’이라는 네 글자가 벽에 걸려있었다. 그러면서 사장이 우리한테 ‘너희 먹여 살리는 게 청와대야’라고 이야기하더라"

▲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이 지난 5월 29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프레시안은 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언론을 먹여 살리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생산하는 기사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박 이사장은 "언론의 생존에 시민들이 기여하는 바가 적다. 요즘 언론들은 대기업이나 정부에 의존하고 있지 않냐"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면서 생존까지 하기에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프레시안>역시 언론이 처한 이러한 현실에서 자유롭지 않다. 박 이사장은 "경제적으로 자립하면서 독립성을 지킨다는 것이 상당히 힘들더라"며 "우리가 정체성을 지키면서 생존하려면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공공성이 있는,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언론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협동조합으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프레시안>이 지향하는 가치는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이다. 그는 "전환 당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생명, 평화, 평등, 협동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선택했다"며 "이윤이나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고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지향하며 동일노동에는 동일임금을 적용하는 평등한 사회, 이러한 것들을 협동의 가치로 실현해내는 협동조합을 통해 만들어내고 싶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프레시안이 작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진실을 밝혀내는 근거지가 됐으면 좋겠는데,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며 "독자들이 참여한다면 협동조합 언론으로 근거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합작, 공공성을 잃어버린 언론

공영방송인 KBS 구성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청와대가 KBS 사장을 이용해 보도에 개입했다는 이유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치권력은 언론을 통제하고 있는 형국이다.

박 이사장은 "언론 자유의 가장 큰 적은 정치권력 아니면 자본권력"이라면서 이들은 사회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력 및 자본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크게 세 번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5.16 쿠데타부터 민주화시기까지는 정치권력이 모든 사회를 압도했을 때다. 언론이 정치권력에 예속됐던 때"라고 설명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언론 역시 사회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박 이사장은 "87년 이후에는 언론 노조의 자율성이 강조됐고 편집권 독립운동, 촌지를 받지 말자는 자정운동 등이 일어났고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제가 끝나면서 매체들도 많이 생겼다"며 당시 변화상을 소개했다.

하지만 정치권력의 통제에서 벗어난 언론이 또 다른 권력인 자본권력의 통제를 받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박 이사장은 "1997년 IMF 사태 이후 언론이 대기업 간부를 모시고 '접대용 골프'를 쳤다. 그들이 광고주, 밥줄이기 때문"이라며 대기업 광고를 받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언론 현실을 꼬집었다.

▲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 ⓒ프레시안(최형락)
그런데 문제는 이명박 정부 이후에는 자본권력과 정치권력이 합작하여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 이후 KBS 정연주 사장을 해임시키고 광우병 촛불시위를 불러온 MBC 시사프로그램 죽이기에 나섰다. 여기에 정권의 입맛에 맞는 종합편성채널을 만들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탄압은 언론의 공공성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 이사장은 "오늘의 열악한 언론 환경이 만들어진 이유는 언론이 자본에 예속됐다는 것뿐만 아니라 정권이 원하는 대로 사회를 통제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데 있다"며 "이 때문에 사회의 진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교육에 참석한 장서진 조합원은 "언론의 공공성을 어떻게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시민들이 기사를 보면서 사회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함께 하고 있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주행 조합원은 "이렇게 공공성이 없어진 언론을 어떻게 다시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이 드는데, 대안도 같이 제시된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프레시안의 협동조합 모델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언론의 지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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