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나쁜 우리아이 ‘드림렌즈’ 껴도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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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5.30. 오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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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안과 전문의 Q&A
렌즈를 빼는 순간부터 각막이 원래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근시를 없애는 치료법은 아니지만 어릴 때 각막굴절 교정렌즈를 끼면 근시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맨아래 사진은 렌즈를 착용한 모습이다. 파라곤비전 홈페이지 캡처·새빛안과병원 제공

워킹맘 김모 씨(37)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의 시력검사 결과를 받아들고 남편과 함께 고민에 빠졌다. 왼쪽 0.4, 오른쪽 0.5. 칠판이 안 보인다니 뭐라도 해야겠는데 안경을 씌우자니 혹시 공에 맞아 눈이 다칠까 봐 걱정이고, 콘택트렌즈를 맞췄다가 눈병이라도 날까 봐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러다 알게 된 게 근시 진행을 늦춰 준다는 각막굴절교정렌즈(일명 드림렌즈)다. 눈길은 가는데 잠자는 내내 렌즈를 끼는 게 과연 아이의 눈 건강에 괜찮을지 영 찜찜하다.

김 씨 같은 학부모들이 각막굴절교정렌즈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들을 모아 권영아 건양대 김안과병원 교수, 최진석 새빛안과병원 각막클리닉 과장,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의원장 등 안과 전문의들에게 물어봤다. 한국콘택트렌즈학회의 연구 결과들도 참고했다.

Q. 가격이 상당히 비싸던데….

A. 국산은 70만∼80만 원, 수입 제품은 90만∼110만 원 정도다. 난시용은 10만 원가량 더 비싸다. 렌즈마다 두께와 재질 등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비싼 것을 택하기보단 환자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다. 세척액과 단백질 제거제 등 유지비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2년마다 렌즈를 교체해야 하니 비용 부담이 결코 작지 않다. 제품을 사기 전에 안과에서 테스트용 렌즈를 껴보고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는 게 좋다.

Q. 원리가 무엇이고, 효과는 얼마나 되나.

A. 근시와 난시는 각막이 정상보다 굽어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제대로 맺히지 않을 때 생긴다. 이 렌즈는 자는 동안 산소를 투과하는 특수렌즈로 각막을 평평하게 눌러 일시적으로 잘 보이도록 교정해 준다. 효과가 짧게는 10시간가량, 길게는 2, 3일 지속된다. 최근엔 각막의 형태와 굽은 정도에 따라 환자 맞춤형으로도 나온다.

Q. 몇 살부터 껴도 되나.

A. 어릴수록 각막의 탄력성이 높아 교정된 시력이 유지되는 시간이 길다. 다만 처음 낄 때 아프기 때문에 너무 어릴 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 때문에 통상 초등학교 3, 4학년부터 권한다. 만약 눈의 굴절도(디옵터)가 ―4 이하(맨눈 시력이 약 0.1 이하인 경우)일 정도로 근시가 이미 진행됐다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Q. 오래 착용하면 시력이 다시 좋아지나.


A. 렌즈를 뺀 순간부터 각막의 모양이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근시를 없애는 치료법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끼면 근시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근시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환자에게 의료용으로 권하는 경우가 많다.

Q. 아무리 산소투과성이라고 해도 렌즈를 끼고 자는 게 위험하지 않나.

A. 관리를 소홀히 하면 일반적인 소프트렌즈나 하드렌즈를 잘못 꼈을 때처럼 각막·결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지나치게 오랜 시간 착용하면 각막이 비정상적으로 뒤틀릴 수도 있다. 눈꺼풀의 탄력이 낮아 렌즈가 위로 밀려 올라가거나 아래로 처지는 경우에도 착용하면 안 된다.

Q.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A. 시험 착용을 해보면 환자 10명 중 1명 정도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이런 환자들은 안경을 끼는 게 낫다. 최소 6시간 이상 렌즈를 낀 채 숙면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원래 잠버릇이 험해 얼굴을 베개에 세게 파묻고 자는 사람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정자세로 누워 하늘을 본 채 자야 효과가 좋다.

Q. 아이가 혼자 관리할 수 있을까.

A. 부모가 너무 바빠서 아이의 렌즈 착용을 제대로 관리해줄 수 없으면 각막굴절교정렌즈를 권하지 않는다. 세척 및 소독을 소홀히 하면 눈병이 생길 수 있고 오른쪽과 왼쪽을 바꿔 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매일 밤 껴야 하기 때문에 렌즈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강권하는 것도 좋지 않다.

 
:: 각막굴절교정렌즈 ::

 
특수렌즈의 한 종류. 눈에 낀 채 자면 밤새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켜 다음 날 일시적으로 좋은 시력을 유지하게 해주는 산소투과성 하드렌즈다. 제품명인 드림렌즈, OK렌즈, LK렌즈 등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평균 70만∼100만 원에 수명은 2년이다.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 적합하지만 난시가 심하면 효과가 적고 렌즈 알레르기가 있으면 착용하기 어렵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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