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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필리버스터, 그리고 마국텔'

입력 2016-03-0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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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마국텔' 최근 며칠사이 유행처럼 번진 말입니다. 펼쳐서 설명하자면…'마이 국회 텔레비전' 한 예능 프로그램 제목을 패러디했습니다.

마국텔. 즉 마이 국회 텔레비전은 조금 전에 중단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SNS를 비롯한 각종 작은 매체들이 실시간으로 전달한 것을 말합니다.

힐난 혹은 비아냥조로 일관하거나 온갖 가십거리로 넘쳐났던 몇몇 기성 매체들을 대신해 정치인과 유권자 간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했던 작은 매체들…'마국텔'은 그래서 등장했습니다.

미국 대선 경선과정에서 돌풍을 일으켜 화제가 되고 있는 버니 샌더스.

공교롭게도, 그가 대중의 관심을 얻게 된 계기 역시 6년 전 8시간 37분에 걸친 '샌더스 필리버스터'였습니다. 그가 그때 소리 높여 알리고자 했던 것은 부자감세 연장법안 반대였습니다.

법안은 결국 통과되었지만 그의 주장은 중요한 사회의제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샌더스는 50년을 약자의 편에서 한결같이 활동해왔으면서도 그때까지 기성 미디어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미디어가 악의적으로 외면한 미운오리새끼였다" 한 사회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그의 필리버스터 동영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힘은 없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은 수많은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그의 생각을 널리 공유했습니다.

다시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여당은 승리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테러방지법은 '한 글자도 못 고친다…'고 해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통과될 수밖에 없는 예정된 승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인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아주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일 것입니다.

대상이 테러방지법이든,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법안이든 그것이 시민사회에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면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이 아무리 지난해도… 또한 그 결과가 아무리 뻔한 것이어도… 그 과정 자체를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또 한 가지… 책임 있는 언론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만 하는가. 그 어렵고도 간단한 질문…

"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는 언론이 있다면 그 사회는 합리적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커질 것"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그 믿을 수 있는 언론의 역할은 마국텔이 했다는 것도 기억해둬야겠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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