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박의 남자들 ‘외나무 대결’

정환보 기자

김, 대표 취임 후 친박계 상대 전형적 ‘치고 빠지기’

최, 대구 민심 역풍 우려에도 친유승민 상대 독한 공격

유, 살아남기 급선무 ‘3선 계급장 떼고’ 선거전

“동지에서 경쟁자로, 이제는 적으로.”

차기 ‘권력자’ 후보이자 새누리당 3대 주주 격인 김무성 대표(65), 최경환 의원(61), 유승민 의원(58)이 총선 공천 혈투를 앞두고 ‘3인3색’의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2007년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만들기 위해 어깨를 겯었던 이들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 탄생 과정에서의 전략적 제휴를 거쳐 지금은 향후 정치적 미래를 위해 누군가를 쓰러뜨려야만 하는 얄궂은 운명과 마주하게 됐다.

김 대표는 최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를 상대로 철저한 ‘아웃복싱’을 구사하고 있다.

<b>김무성 ‘아웃복싱’</b>

김무성 ‘아웃복싱’

2014년 7월 취임 이후 중국 상하이 개헌 발언, 여의도연구원장 내정, 유승민 축출 파동, 안심번호 논란 등에서 청와대와 대립각을 형성하는가 싶더니 이내 꼬리를 내렸다. 최근 박 대통령을 ‘권력자’로, 친박을 ‘완장’에 비유한 발언과 현역 의원 50여명과의 ‘세 과시’ 만찬 이후 뒷수습하는 모습도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다. ‘권력자’ 발언 이후 김 대표는 바깥으로만 돌고 있다. 1일 강원 철원 군부대 방문에 이어 2일에는 서울 남대문시장 방문 등 연일 외부행사를 돌고 있다.

‘똥고집을 부리느냐’는 친박(김태흠 의원)의 비아냥에도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며 100% 상향식 공천을 완성했다”며 맷집으로 버티고 있다. 숨기고 있는 한 방을 언젠간 쓰겠다는 각오도 엿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때’가 올지, 또 위력은 얼마나 될지 관객들의 의구심이 크다.

<b>최경환 ‘인파이팅’</b>

최경환 ‘인파이팅’

최 의원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마치고 당에 복귀하자마자 무서운 ‘인파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1라운드 링은 대구였다. 상대는 ‘친유승민 세력’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차례로 ‘진박연대’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대구 현역 의원들을 향해 어퍼컷을 날리는 중이다. “뒷다리 잡았잖아요” “입 싹 닦는 사람” “꿀리는 게 있어 반기 드는 것” 등 독기어린 발언이 난무했다.

대구 민심의 역풍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와 주춤주춤할 수도 없다”는 게 최 의원 주변 판단이다. 흔들린 당내 입지를 되살릴 길은 강공뿐이라는 것이다. 20대 국회 출범 직후인 6월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당 대표 선거를 위해 미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는 대구를 거점으로 김 대표 안방인 부산을 찍고 경남에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2~3일 윤상직(부산 해운대·기장을), 이헌승(부산진을), 강석진(경남 산청·함양·거창) 예비후보 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하는 그를 풍자하는 “오늘도 달리고 달리고~돌아라 영남 열두바퀴”라는 개사곡까지 나돌고 있다.

<b>유승민 ‘백병전’</b>

유승민 ‘백병전’

유 의원은 정치생명을 건 선거전을 치르는 중이다. 박 대통령의 원내대표 찍어내기 이후 ‘전략적 인내’로 일관하던 유 의원은 친박계 포위 전술에 ‘3선 의원’이란 계급장을 떼고 1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페이스북에 남긴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봄이 곧 올 겁니다”는 글은 출사표나 다름없다. ‘고공 플레이’ 중인 왕년의 동지들과 달리 그는 백병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2일 아침 출근길 인사로 시작해 지역구 내 가요 교실, 기체조 교실 등을 돌며 유권자들과 직접 접촉했다. ‘포스트 박근혜 시대’ 여권 주자로 앞자리에 꼽히는 유 의원이지만 우선은 연일 강펀치를 날리는 최 의원 등 ‘진박’의 공세에 맞서 살아남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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