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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대 잠재성장률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경고

입력 : 
2020-01-29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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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떨어진 2.5%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2018년 2.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대로 내려앉은 잠재성장률이 2년 만에 0.4%포인트나 추락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는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2.5~2.6%로 5년 단위로 추정한 2016~2020년 수치에 비해 0.2%포인트 낮아지며 추세적 하락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성장률 추이를 분석하며 민간 부문 기여도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성장잠재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노동력과 자본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해 추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준다. 한국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 5%대 잠재성장률을 유지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3%대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와 투자가 줄고 있어서다. 생산요소 투입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정책이 부족했던 것도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있는 요인이다. 기술 개발과 노사 관계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하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미국 비영리 조사기관인 콘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한국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2017년 1.2%에서 2018년 0.5%로 하락했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는 것도 문제다. OECD 추산 결과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격차인 GDP 갭률은 지난해 -2.06%에서 올해 -2.28%로 더 벌어졌다. 경제 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단기간에 생산요소 투입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마음껏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가능하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신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바꾸는 개혁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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