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술술] 인지발달 과정 맞춰 단계 세분화 ‘스몰스텝’식 구성 바람직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유·초등 아이들 바른 한글 학습법
지난달 교육부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및 각론’을 확정해 발표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1∼2학년은 주당 수업시간이 지금보다 한 시간이 늘어나고, 한글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글교육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아이의 한글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한글날을 앞두고 교원그룹 이승수 구몬연구개발팀장의 도움을 받아 유·초등 아이들의 한글 학습법에 대해 알아봤다.

◆글쓰기만으로 창의력·집중력 향상

중국 당서(唐書)의 선거지(選擧志)에 따르면 당나라에서는 관리를 등용할 때 신수·말투·글씨·판단력(신언서판, 身言書判) 네 가지를 두루 갖춘 사람을 으뜸으로 선발했다고 한다. ‘글씨는 그 사람의 인격’이라는 말도 있다. 예부터 글씨는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던 것이다.

요즘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 글의 내용에만 관심을 갖고, 글씨라는 형식은 고려하지 않는 추세다. 아이들이 글을 직접 쓰는 기회도 현저히 줄었다. 과거에는 학교나 가정에서 일기, 편지, 독후감 등을 필기도구를 활용해 직접 손으로 쓰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은 디지털기기의 발달로 이메일, OMR 채점, 인터넷 글쓰기 등으로 대신한다.

유아 및 초등 시기는 필기구를 손에 쥐고 글씨를 쓰는 힘인 ‘운필력’을 키우는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다. 운필력이 부족한 아이는 학습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긴 글을 쓰지 못해 국어 학습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교원그룹 제공
한글을 쓰는 능력은 읽기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 유아 시기에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면 아이의 지적 성장에 청신호가 켜진 것과 다름없다. 또 어릴 때부터 손으로 직접 글씨를 쓰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글자 하나하나에 대한 의미를 생각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창의력과 사고력이 향상되고, 감정조절능력은 물론 한 가지에 오래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글씨 쓰기의 ‘골든타임’은 유아 및 초등 시기

아이들의 글씨 쓰기 속도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유아기부터 시작해 초등 고학년이 될 때까지 글씨 쓰기 속도는 급속도로 빨라진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초등 4학년 아이가 1학년 아이보다 22.5배 빨리 글씨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초등 저학년(1∼3학년) 아이들은 연습을 통해 반듯한 글씨 쓰기가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좀처럼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처음 글씨를 쓰는 연령이 5세쯤임을 감안하면, 글씨 쓰기의 ‘골든타임’은 유·초등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때 필기구를 손에 쥐고 쓰는 힘인 ‘운필력’을 키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필력이 부족한 아이는 글씨 쓰기는 물론 그림 그리기뿐만 아니라 가위질, 칼질과 같은 정밀한 손 동작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아의 운필력을 기르는 방법은 고체물감인 ‘파스넷’부터 시작해 사인펜-색연필-2B 연필 순으로 필기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정해진 범위 안에서 색칠하기, 선 따라 잇기, 판 들추기 등과 같은 단순한 수준의 활동도 손의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단계가 능숙해지면 미로 찾기, 복잡한 수준의 색칠하기, 선 따라 가위질하기 등 좀 더 수준 높은 활동을 하게 한다. 이 외에도 신문지 찢기, 점토 만들기 등이 운필력을 키우는 것에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자신이 글씨를 잘 쓰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고르지 못한 글씨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집중력이 흐트러져 중요한 학습 내용을 놓치기 쉽고 학습 실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손의 힘을 키우는 연습은 초등 시기에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글씨를 잘 쓰는 아이라 해도 손의 힘이 없어 글씨를 못쓰는 아이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초등 저학년 여자아이들 중에는 이해력은 높으나 긴 글을 쓸 수 있는 손의 힘이 없어 결국 국어 학습이 발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초등 저학년을 위한 글씨 쓰기 훈련 방법 중 하나는 일기 쓰기의 난이도를 점차 높여가며 하는 것이다. 신문을 찢어 붙이는 일기-그림 일기-짧은 글 일기-긴 글 일기-테마별 일기 등을 통해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다. 서예나 펜 글씨를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지발달 과정에 맞춘 ‘한글 학습 5단계’

한글 학습은 보통 유아 때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단계를 세분화한 ‘스몰 스텝’식 구성으로, 아이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쉽고, 친숙하게 배우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아의 한글 학습은 인지발달 과정에 맞춰 사물 인지-낱말 읽기-낱글자 읽기-한글 구조 이해-문장 읽기 등 총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단계인 ‘사물 및 한글 인지’는 동요와 다양한 교구를 통해 한글의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아에게 어휘를 가장 빠르게 습득시킬 수 있는 방법이 동요와 동화인데, 그중 어린 연령의 유아에게는 동요가 가장 큰 효과가 있다. 동요를 따라 부르다 보면, 저절로 사물 인지와 한글 예비 학습이 이루어진다. 또한 스티커 붙이기, 색칠하기, 선 긋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면 동요를 통해 접한 단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후 단계부터는 동화를 활용하면 좋다. 한글을 모르는 아이라면, 이야기 동화보다 그림 동화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아이가 그림동화를 보며 한글을 재미있게 익히면서 책을 좋아하도록 이끌어 준다.

‘낱말 읽기’ 단계는 낱말을 하나의 이미지로 읽고 쓰며 아이가 글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준다. 글자나 그림 붙이기, 선 이어 긋기, 짧은 문장 속 글자 찾기, 카드 활동 등의 활동이 도움이 된다.

‘낱글자 읽기’ 단계는 여러 낱말 속에서 같은 글자를 찾으며 해당 글자에 주목하게 한다. 낱말을 읽을 때 큰 소리로 강조하며 읽거나, 글자 단위로 손뼉을 치며 읽는 등의 방법이 있다. 또한 아이들이 거리를 걸을 때 간판 글자를 보고 읽는 것도 한글 학습에 효과적이다.

네 번째는 낱말 속에서 낱자를 인식하는 ‘한글의 구조 이해’ 단계다. 자음과 모음 총 24자의 한글을 조합한 낱말 속에서 해당 낱자를 찾아내는 연습을 한다.

마지막 단계는 ‘문장 읽기’다. 짧은 문장부터 긴 문장으로 난이도를 높여나가면, 문장을 읽고 추후 국어 학습에 대비할 수 있다.

도움:교원그룹 이승수 구몬연구개발팀장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