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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은 많은데 말뿐, 줄 서다 쓰러지겠다"는 소상공인들

입력 : 
2020-04-07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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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소상공인을 위해 긴급자금 10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현장 대출·보증 창구에서는 여전히 "정책은 많은데 말뿐, 줄 서다 쓰러지겠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금융지주회사 5곳과 국책은행 3곳을 포함한 금융권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금 공급 병목현상 해소를 요청했는데 눈에 띄는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코로나19 관련 금융부문 대응방안'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에 신규 정책자금 1조9000억원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에는 비상경제회의를 두 차례 열어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소상공인 지원과 경기 부양을 위해 긴급자금 10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금융 지원 규모는 과거 경제위기 때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좌충우돌이다. "돈을 풀었다는데, 받은 사람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중소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출 신청도 일시에 집중되고 있다. 2조7000억원 규모 소상공인진흥기금 대출 관련 업무를 직원 600명이 처리하다 보니 새벽부터 줄을 섰는데도 신청 서류조차 제출하지 못했다는 항의가 나온다. 그 대안으로 지목된 서민금융진흥원 대출 상담도 3월 들어서는 매주 2만8000건 정도로 2월에 비해 4배가량 늘어났다.

문 대통령은 6일 금융권 간담회에서 "의료진 헌신이 환자를 구하듯 적극적인 금융이 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던 2월 초에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도 한때 불만의 대상이었다. 상담 전화가 50배 이상 갑자기 폭증하자 생긴 병목현상이었는데 한꺼번에 상담원 숫자를 수백 명 늘려 신속하게 해소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보증 업무는 그 특성상 절차를 간소화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한시가 급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보다 과감하게 대출·보증 병목현상 해소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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