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빨간옷 입고 ‘창조 선거행보’

이용욱 기자

총선 닷새 앞두고 ‘격전지’ 청주·전주 창조혁신센터 방문

서청원, 대구 유세서 “박 대통령만이 새누리당 대표” 발언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충북 청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전북 전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방문했다. 미국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한·멕시코 정상회담 등 6박8일간의 순방에서 귀국한 후 이틀 만이다. 그것도 하루 사이 창조경제혁신센터 두 곳을 방문하는 이례적 강행군을 펼친 것이다.

8일 오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전주 | 정지윤 기자

8일 오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전주 | 정지윤 기자

청와대는 ‘청년 일자리 창출 현장 행보’라고 했지만 4·13 총선을 닷새 앞둔 상황에서, 여야 격전지를 방문한 것이어서 선거개입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창조경제를 명분 삼은 ‘창조 선거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총선 전날인 12일 국무회의에서도 선거 관련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충북 센터에서 전국 창조경제센터 성공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창업에 도움 되는 법안들은 좀 지체 없이 빨리빨리 통과시켜 주는, 그래서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많이 주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이라며 “이번에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기를 여러분과 같이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책 관련 일정임에도 ‘20대 국회의 변모’를 언급하며 사실상 국회 물갈이로 해석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빨간색 정장 차림이었다. 자신이 ‘경제활성화복(服)’이라고 지칭한 복장이자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크라우드펀딩 법안을 언급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법안들을 (국회에) 통과시켜 달라고,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와 벤처창업 기업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안 해줬다”고 국회를 비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친박계는 ‘박근혜 선거’를 노골화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친박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 북을 양명모 후보 지원유세에서 “박 대통령만이 새누리당의 대표”라며 “새누리당 지도자는 (김무성) 당 대표도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고 지도자”라고 말했다. 김 대표를 무시했던 친박계의 공천 전횡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여권 안팎의 심증을 확인시켜 주는 발언으로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5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박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또다시 지방순회를 재개했다”며 “선거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지방순회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희경 대변인은 “청와대가 사실상 새누리당의 선거운동을 지휘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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