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도 끄떡없다”…식을 줄 모르는 부산 아파트 청약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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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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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부산 아파트 청약경쟁률 99대 1..2년 연속 전국 1위
-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지난달 청약자 대거 몰려
- 전매 제한 규제 제외·주변 지역 풍선효과
- “입지 여건 등 잘 따져본 뒤 청약 나서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부산 아파트 분양시장 활황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겨울 비수기와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고 있지만 부산지역은 분양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을 기록하는 등 투자 열기가 여전히 후끈하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데다 재건축·재개발사업도 속도를 내면서 투자 수요가 부산으로 많이 몰려들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청약경쟁률 전국 1위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평균 14.4대 1(1~3순위 포함)을 기록했다. 이 중 부산 지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99.3대 1로 2년 연속 전국 각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68.8대 1) △대구(36.9대 1) △서울(22.5대 1) △광주(20.4대 1) 등의 순이었다. 주택 공급 물량 과잉과 규제 강화로 분양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지만 부산 분양시장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전매 제한 강화, 분양 잔금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12월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7.48대 1을 기록했다. 전달(18.45대 1)에 비해 반토막도 넘게 떨어졌다. 이 기간 부산지역 청약경쟁률은 33.71대로 분양 단지가 1곳 뿐이었던 대구(89.37대 1)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7.34대 1)과 경기지역(3.40대 1)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다.

지난달 분양한 전국 아파트 청약 상위 15개 단지 중에서 부산 아파트는 4곳이나 포진해 있다. 특히 지난해 부산에서 마지막으로 분양한 재건축 단지인 ‘남천 금호어울림 더비치’는 일반공급 물량 102가구 모집에 1만 3433명이 몰리며 청약경쟁률이 131.7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부산의 전통 부촌인 남촌동에 위치하는 데다 해운대구와 가깝고 도심인 서면으로의 접근성도 우수하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1630만원으로 주변 시세 보다 다소 비싸다.

울산 등 주변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부산지역으로 수요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해운사가 밀집한 울산, 경남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나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부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분양 물량 봇물.. “입지·적정 가격 여부 따져 청약해야”

올해도 부산 아파트 분양시장은 여전히 뜨거울 전망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 적용되는 전매 제한 강화 규제 조치를 피하고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대거 예정돼 있다는 점도 흥행 랠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물량은 총 3만 3109가구다. 지난해 분양된 1만 6637가구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부산에서는 삼성물산의 연제구 ‘거제2구역 래미안’(4295가구), 대림산업의 북구 ‘만덕5구역 e편한세상’(2120가구), 포스코건설의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복합 더샵’(2936가구), 한화건설의 부산진구 ‘부산 연지 꿈에그린’(1113가구) 등 대형 건설사의 대단지 물량이 쏟아진다.

다만 이미 부산지역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 섣부른 ‘묻지마식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전국 주택 매매 및 전세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매매가격 상승률은 각각 7.13%, 5.04%로 제주 서귀포(10.18%)을 제외하고 지방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로 인해 부산지역 집값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까지 오른 측면이 있다”며 “입지 여건과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 호재로 추가 상승이 가능할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부동산 114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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