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위기 고조…시리아 둘러싼 美·러 갈등이 더 큰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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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전미경제학회 / 매경-KAEA 포럼 / 마이클 우드퍼드 美컬럼비아대 교수-이지순 경제학회장 대담 ◆


창간 50주년을 맞은 매일경제가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경제학회(KAEA)와 포럼을 열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 한 명인 마이클 우드퍼드 컬럼비아대 교수를 초청해 기조강연을 들었다. 우드퍼드 교수는 한국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지순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명예교수)과 대담을 하며 최근 발발한 중동 사태를 진단하고 중국 경제 취약성을 지적했다.

―이지순 한국경제학회장〓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가 급작스럽게 악화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주가가 요동쳤고 환율이 급변했다.

▷마이클 우드퍼드 컬럼비아대 교수〓시간이 지날수록 중동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중동이 불확실성의 근원이 됐다. 최근에 발생한 충격은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시리아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벌이는 긴장이 훨씬 더 걱정스럽다.

―이 회장〓이번 중동발 충격 여파가 얼마나 오래갈 것 같은가.

▷우드퍼드 교수〓사우디와 이란의 긴장은 수년간 이어져오던 것이다. 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다.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초기에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

―이 회장〓시리아를 둘러싼 갈등은 어떤가.

▷우드퍼드 교수〓시리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더 크다. 시리아 문제는 미국, 러시아뿐만 아니라 터키 등 여러 나라가 연관돼 있고 모두 강대국이기 때문에 진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심해야 한다.

―이 회장〓중동 갈등으로 유가 변동이 심해지고 있다.

▷우드퍼드 교수〓전쟁이 발발한다면 유가가 오를 것이다. 그러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저유가로 인해 물가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됐는데 저유가에서 벗어난다면 물가도 곧바로 올라갈 것이다.


―이 회장〓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걱정되지 않나.

▷우드퍼드 교수〓중국 경제가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사람이 중국 경제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사소한 외부 충격에도 굉장히 크게 영향을 받는다. 중국 경제에 대해 심리적인 효과가 많이 작용하는 탓이다. 그래서 작은 뉴스에도 중국 경제가 쉽게 충격을 받는다.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소식에 중국 증시가 일시적으로 폭락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회장〓중동 안정과 중국의 성장이 한국 경제에 중요한 요소인데 이 때문에 한국이 어려움에 처했다.

▷우드퍼드 교수〓중동 안보 문제는 정말 중요하다. 중동의 불확실성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회장〓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한국이 금리를 따라 올리지 않으면 한국에서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우드퍼드 교수〓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한국 경제에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것이다. 이것은 한국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오랫동안 사실상 제로금리 상태에 있던 것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본다.

―이 회장〓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좋아졌다는 뜻이다. 미국 경기가 좋아져서 소비가 늘어나면 미국에 대한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

▷우드퍼드 교수〓한국은 굳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값도 올라가게 되므로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중동 불확실성이 커졌으니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드퍼드 교수〓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은 일시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는 3월이다. 그때까지 많은 변수가 사라지고, 또 새로 생기고 할 것이다. 벌써 3월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이 회장〓기후변화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

▷우드퍼드 교수〓기후변화 대책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여러 나라 간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 쉽지 않다. 그나마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의미가 있다. 답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진전이다.

[기획취재팀 : 샌프란시스코 = 박재현 논설주간 /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강계만 기자 / 문일호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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