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천지, ‘우한 교회’ 등 잇단 의혹 사실대로 밝히라

2020.02.26 20:31

신천지 교회가 지난해 12월까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홍콩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우한 내 신천지 교인이 약 200명으로 지난해 12월까지도 활동을 했고 지난 1월 말 춘제(설 명절) 때 고향으로 흩어졌다는 교인의 증언을 보도했다. 또 다른 교인은 “수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원인을) 우리에게 돌리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면서도 우한 내 신천지 교인이 코로나19 확산 후 한국을 방문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간 우한에 교회가 존재하지 않고, 우한을 다녀온 교인도 없다던 신천지 측 주장에 의구심을 키운다. 신천지 우한 교회가 지난해 말까지 활동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이 중 일부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한국에 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한의 포교자 또는 교인이 잠복기 상태로 지난 1월 말 한국에 입국한 뒤 2월 초 신천지 교회 집회에 참석해 대규모 감염을 유발한 것 아니냐는 추론도 나온다.

지난 25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는 56%에 달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원의 주된 경로가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들 및 그들과 접촉한 이들로 보고 있다. 이들이 의료기관이나 시설에서 2·3차 감염을 유발하는 만큼 신천지 교인에 대한 통제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신천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협조는커녕 교인들의 거짓 진술을 방치하는가 하면 자신들도 ‘피해자’ 운운하는 태도로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지난 25일에야 정부에 21만2000명의 교인 명단을 제출했지만, 이들의 비밀주의적 습성으로 볼 때 신빙성을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신천지가 경기도에 제출한 도내 신천지 관련 시설 목록은 239곳인 반면 경기도가 자체 파악한 시설은 270곳으로 숫자가 맞지 않는다. 25일 확진된 경기 성남시 거주자는 신천지 대구집회에 참석했지만, 신천지가 제공한 명단에는 누락돼 있다고 한다.

신천지는 이미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 많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으며 방역활동에 혼란을 초래했다.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제대로 사과하고, 방역활동에 전면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도리다. 만약 정부에 제출한 교인 명단과 시설 목록에 누락된 부분이 있다면 빠짐없이 제출하고, 우한 교회에 관해서도 사실관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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