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구글 종속', 스마트TV로 확산될까

국내 스마트TV 플랫폼 시장을 구글 안드로이드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스마트폰 OS(운영체제)에 이어 스마트TV까지 스마트 미디어 시장 전반에 구글 종속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TV의 공습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97,900원 ▼900 -0.91%)는 오는 7월 TV 제조사 최초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구글TV'를 국내시장에 내놓키로 했다.

LG전자의 구글TV는 안드로이드 4.2.2(젤라빈) OS를 탑재한 스마트TV로, 스마트폰에서만 구동할 수 있었던 인기 게임앱과 애플리케이션을 대형 TV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등 모바일 기기와의 호환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구글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자사 IPTV(인터넷TV)와 결합된 '구글TV'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이제는 TV제조사마저 구글TV 출시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도록 제품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에 따라 구글TV를 오는 7월 출시키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10년 구글이 '구글TV' 플랫폼을 출시한 이래 구글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TV제조사들은 구글 TV 플랫폼 탑재를 망설여왔던 게 사실이다. LG전자가 지난해 5월 구글의 안방시장인 미국시장에 구글TV 탑재 스마트TV를 내놨던 게 유일하다.

이는 전세계 TV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입장에서 일찌감치 자체 OS(운영체제)로 스마트TV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주도권을 구글에게 내줄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LG유플러스 (9,910원 ▼20 -0.20%)가 최초로 국내 선보인 구글TV 결합형 IPTV(u+tv G) 서비스를 선보인데다, IPTV 및 케이블TV 제조사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TV 셋톱박스를 앞다퉈 출시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

실제 LG유플러스의 'u+tv G' 가입자는 현재 25만명 가량. IPTV 가입자의 70% 가량이 이를 선택할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 올해 1월 KT (37,250원 ▼450 -1.19%)도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TV 서비스를 내놨으며, SK브로드밴드 (4,015원 ▼100 -2.4%) 역시 하반기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TV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IPTV 3사 모두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TV 시장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케이블방송계에서도 씨앤앰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TV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스마트폰 시장 전철 밟나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IPTV 3사에 TV제조사마저 안드로이드TV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구글 독점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스마트TV 시장이 초기시장에 불과해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안드로이드 OS 지배 체제가 고착화될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수익배분 불공정 이슈 등 OS 독점화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OS의 독점화가 심화될 경우, 자칫 콘텐츠-기기 등 스마트 생태계 전반이 플랫폼 사업자의 요구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었던 스마트폰 시장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며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다양한 OS들이 나와 줘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반 안드로이드 종속화에 대한 견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케이블TV 방송사들은 올 연말까지 특정 OS에 종속되지 않고 TV 앱을 즐길 수 있는 HTML5(차세대 웹표준) 기반 스마트TV용 앱스토어를 연말까지 구축, 공동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 논의는 23일부터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디지털케이블TV쇼에서 구체화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