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 각자의 자발적 방역 참여가 절실한 때다

2020.02.24 20:43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높아진 가운데 하루 20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폭증세가 심상치 않다. 일부 지역에 몰린 환자 급증 상황이 전국적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확산세를 꺾기 위해선 앞으로 몇 주간이 관건이다.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역이 절실해졌다. 신천지 예배로 예상치 못한 감염의 둑이 무너지기 전까지, 국내의 안정적인 대처가 가능했던 것은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연대 덕분이었다. 정부는 더욱 엄중해진 상황에서, 한 단계 강화된 대국민 수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24일 코로나19 감염자는 800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환자 75% 이상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이고, 지역별로도 대구·경북 쪽에 몰려 있다. 그러나 17개 시·도 모두 확진자가 속출하며 타 지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8000여건의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확산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등교와 출근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개정되는 수칙에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는 지침이 담긴다. 그동안 개인위생 중심의 수칙을 강조해 왔던 데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가격리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시민들의 대응을 한 단계 높이자는 것이다.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에 이어 대형 학원들도 속속 휴원을 발표하며 정부 권고에 동참하고 있다.

공공의료와 방역 전문가들은 현재 일부 지역과 신천지 대구교회 중심의 확산세가 다른 루트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된 상황에서 개개인의 행동이 감염병 추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사회 행정조직과 시민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또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체계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핵심요소를 강조했다. 즉 불편함이 있더라도 확진자는 자가격리를 철저히 지켜야 하며, 초기 증상자의 경우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4~5일 집에서 쉬면서 추이를 관찰하라는 것이다. 증상이 있으면 격리와 휴식이 필요한데, 이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도 없애야 한다.

감염병 확산세 속에서 치료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날 확진자 4명이 퇴원하면서 총 완치자는 22명이 됐다. 전문가들은 초기 진단만 되면 한국의 의료체계에서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와 정부의 당부대로 시민 개개인의 합리적인 행동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의 적절한 행동이 나와 가족의 건강뿐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는 일임을 잊지 말자. 각자 방역의 주체로 최선을 다하되, 과도하게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 낙인을 찍다 보면, 숨기게 되고 시민참여형 방역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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